24시간도 안 지났는데…미나미노 이란전 다음 날 리그 출전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일본 국가대표팀 타쿠미 미나미노가 국가대표팀 경기를 치르고 하루 만에 리그로 돌아가 화제다.
미나미노는 4일(한국시간) 모나코 스타드 루이 II에서 열린 2023-24 프랑스 리그앙 20라운드 르아브르와 홈 경기를 앞두고 모나코가 발표한 벤치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나미노는 전날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 이란과 경기에 후반 67분 교체로 투입됐다.
이날 경기에서 일본이 1-2로 패배하면서 소집해제됐고 곧바로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귀국하지 않고 소속팀으로 향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기를 마치고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소속팀 경기에 다시 뛰는 것은 이례적이다.
모나코가 SNS를 통해 출전 명단을 발표했을 때 미나미노가 포함된 것을 두고 일본과 프랑스 매체들은 "실수가 아닌가"라고 놀라워했다.
그런데 경기장 현장에서 모나코가 제출한 출전 명단에 미나미노가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그리고 1-1로 맞선 후반 71분 미나미노는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다른 경기에 출전하게 된 것이다. 24시간 사이엔 카타르 도하에서 모나코로 장거리 비행이 있었다.
미나미노가 출전한 사정은 팀 내 입지와 모나코의 선수층이 얇은 탓이라는 분석이다. 리버풀에서 실패한 영입으로 꼽혔던 미나미노는 모나코 유니폼을 입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16경기 중 13경기에 선발 출전해 5골 4도움으로 맹활약하며 모나코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한편 모나코는 얇은 1군 선수단이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벤치 선수 9명 중 3명이 10대다. 홈 경기에서 후반까지 1-1로 균형을 이어가자 모나코 벤치는 승점 3점을 위해 미나미노를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소속팀에서 활약으로 이번 대회에 일본 국가대표로 참가한 미나미노는 베트넘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부터 바레인과 16강전, 그리고 이란과 8강전까지 모두 후반 교체로 출전해 20분 남짓 뛰었다. 공격포인트도 베트남과 경기를 끝으로 멈췄다.
미나미노는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나고 한국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황희찬과 우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황희찬을 볼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황희찬은 정말 좋은 선수다. 우리를 엄청 괴롭힐 만한 재능을 갖고 있다"며 부상 중이라는 말에 "(황희찬에게) 메시지를 한번 보내봐야 겠다"고 걱정했다. 미나미노와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시절 함께 했다.
그러나 미나미노의 투혼에도 불구하고 모나코는 르아브르를 상대로 득점하지 못하고 1-1로 경기를 마쳤다. 승점 3점을 쌓았다면 브레스트를 제치고 3위로 뛰어 오를 수 있었으나 승점 1점을 쌓는 데에 그쳐 4위를 유지하게 됐다. 선두 파리생제르맹과 12점 차이다.
한편 허망한 패배에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아시안컵 주관 방송사 '비인 스포츠'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교체 카드가 후반에 통하지 않았다. 그것이 일본이 실패한 이유다"라고 자평했다.
당장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부터 잘 치러내겠다는 모리야스 감독이다. 그는 "이 경험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움이 되는 동기부여가 됐기를 바란다"라는 감상을 남겼다.
2011년 카타르 대회 우승 주역인 일본 축구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혼다 게이스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은 더 강해지고 있지만, 다른 국가도 같이 강해지고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아시아에서 흔들린 대표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일본을 극적으로 꺾은 이란은 1976년 이후 48년 만의 우승에 두 걸음 남았다.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이상으로 아시아 정상을 갈망하는 이란이다.
역대 최다 우승국은 4회의 일본(1992, 2000, 2004, 2011년)이다. 이후 이란(1968, 1972, 1976)과 사우디아라비아(1984, 1988, 1996년)가 각각 3회씩 나눠 우승컵을 들었다. 한국(1956, 1960년)이 2회, 이스라엘(1964년), 쿠웨이트(1980년), 이라크(2007년), 호주(2015년), 카타르(2019년)가 각각 1회씩 희열을 맛봤다.
아시아의 숙적 중 하나인 일본에 극장승을 거둔 이란은 즐거움 그 자체다. 이란 매체 '함샤리'는 '사무라이의 검을 부러트렸다'라며 환호했다.
이란을 위해 뛰었다는 베이란반드는 "일본에 훌륭한 선수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모두 스타다. 유럽에서 뛰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것도 알지만, 이란에도 좋은 선수가 많다. 이제 5경기를 했고 7경기를 치르기 바란다"라며 결승에 올라 꼭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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