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내일 '운명의 날'...'부당 합병' 의혹 1심 판단 관심
[앵커]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부당하게 합병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선고가 내일(5일) 이뤄집니다.
이 회장 측은 줄곧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앞서 대법원이 두 회사 합병을 두고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고 적시해 선고 결과에 관심이 쏠립니다.
그동안 재판 과정과 쟁점을, 김철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삼성의 '부당합병 의혹' 수사는 지난 2018년 11월, 증권선물위원회 고발로 시작됐습니다.
제일모직의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정황을 넘겨받은 검찰은 한 달 뒤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회계부정의 목적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해 칼끝을 직접 이 회장에게 겨누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이 구속을 피하고, 검찰수사심의위원회도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의결하는 등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1년 9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검찰의 선택은 불구속 기소였습니다.
[이복현 / 당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지난 2020년) :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은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을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이 회장 핵심 혐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른바 '부당 합병' 의혹입니다.
삼성물산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치는 합병을 추진했고,
그 대가로 이 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확보했다는 게 검찰 판단입니다.
검찰은 수사 실마리가 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역시 불공정 합병 논란을 피하기 위한 작업으로 판단하고,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했습니다.
반면 이 회장 측은 줄곧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회장 개인 이익을 염두에 둔 적이 없고, 절차를 지킨 합병이 두 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는 겁니다.
다만 앞선 사법부 판단은 이 회장 측 주장과 차이가 있습니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대법원은 이 회장 경영권 승계작업이 존재하고, 이를 위해 부정한 청탁도 이뤄졌다고 못 박았고,
[김명수 / 前 대법원장 (지난 2019년) : 최소 비용으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인 삼성전자, 삼성생명에 대한 이재용의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이후 합병을 두고는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고 적시하기도 했습니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엘리엇이 국제투자분쟁에서 승소하기도 했는데,
중재판정부는 두 회사 합병이 엘리엇을 비롯한 삼성물산 주주들 손해로 이어졌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사법 농단' 혐의로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1심 선고도 이 회장과 같은 시간 진행됩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6일 1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당시 사법부 3인자인 임 전 차장에 대해 어떤 판단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영상편집 : 고창영
그래픽 : 유영준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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