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케이뱅크 “따따블 가즈아”…몸 사렸던 상장 ‘대어’가 돌아온다
조 단위 기업들 속속 상장 노크
작년 12월 첫 흑자성공한 컬리
연내 상장예비심사 청구할 듯
케이뱅크도 상장 주관사 물색
업계에선 시총 최대 8조 전망
4일 이커머스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내부적으로 올해 상장 추진을 방침으로 정하고, IPO 재추진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컬리는 지난 202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그 해 8월 심사를 통과했으나 지난해 1월 상장 추진 작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컬리는 당시 시장 상황에선 상장을 계속 추진했을 때 희망하는 몸값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고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컬리는 지난 2021년 12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4조원을 평가받았다.
이후 컬리는 구조적 개선을 통해 작년 12월 월 단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창업 9년 만에 첫 월간 흑자다. 다만, IB업계에선 이 같은 흑자 전환이 뚜렷한 실적 추세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하는 만큼, 이르면 올해 하반기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시장 상황 악화로 작년 초 상장 작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최우형 신임 행장이 취임 직후 “케이뱅크가 고객을 향해 또 한 번 도약하는 기회로 IPO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히는 등 상장 재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들로부터 2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IB업계에선 케이뱅크의 몸값으로 6~8조원 수준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IPO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도 지정감사인 신청 등 상장 재추진 작업을 추진 중이다. 통상 시장에선 이를 상장을 준비하는 첫 걸음으로 이해한다. 서울보증보험은 작년 IPO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10월 수요예측 당시 희망 공모가는 3만9500~5만1800원으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약 3조6168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기관들 참여가 저조했고, 참여 기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 하단 이하를 써내는 등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자진 철회 결정을 내렸다.
증권업계에서는 IPO 시장 분위기가 작년 12월부터 달아오르면서, 대어들의 상장 재추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간 케이엔에스를 시작으로 LS머트리얼즈와 DS단석이 상장 첫 날 ‘따따블(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상승)’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올해 첫 상장 기업인 우진엔텍, 26일 조선기자재 업체 현대힘스가 따따블을 기록하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로 투자 심리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만, 업계에선 증시가 조 단위 대어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충분히 갖췄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조 단위 대어 중 IPO 흥행에 성공한 곳은 두산로보틱스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이달 상장에 나서는 조 단위 대어 에이피알이 새해 대형 공모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2일부터 8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는 14만7000~20만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공동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중소형주 중심으로 IPO 시장 분위기가 뜨거워진 적이 있지만, 대형 공모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며 “이달 상장에 도전하는 에이피알과 현재 예비심사 중인 HD현대마린솔루션 등 대어의 흥행 결과에 따라 지난해 상장 철회 기업들의 재도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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