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던 할리우드도 “한국 배우·감독님 모셔요”…러브콜 쏟아진다
봉준호·박찬욱 미국서 신작 제작
지난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배우 겸 감독 이정재가 대표적이다. 올해 공개될 예정인 할리우드 제작 드라마인 디즈니+의 ‘스타워즈: 애콜라이트’ 주연으로 참여했다. 캐스팅 당시 이정재가 수많은 할리우드 작품 러브콜 가운데 ‘스타워즈’를 선택하면서 외신에서는 “레슬리 헤들랜드 감독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감독 데뷔작 ‘헌트’로 2022년 칸 영화제에도 초청됐던 이정재 역시 최근 할리우드 영화 작품의 연출 제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에 집중하기 위해 이를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로 최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가수 제니는 지난해 첫 연기작으로 할리우드 제작 드라마 ‘디 아이돌’에 특별 출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플 TV+의 오리지널 시리즈 드라마 ‘파친코’는 미국 제작사 미디어레스가 제작을 맡았지만, 주연은 모두 한국 배우들로 구성했다. 배우 윤여정을 비롯해 김민하, 이민호, 진하, 정은채, 노상현, 정웅인 등 참여했다. 현재 시즌2를 제작 중이다. 윤여정에게 아시아 배우 최초로 영국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안겨 준 미국 영화 ‘미나리’(2020)도 한국인을 주인공으로 한 스토리였다.
한국에 큰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어벤저스’ 제작사 마블도 지속적으로 한국 배우들에게 손을 뻗어 왔다. 가장 최근에는 배우 박서준이 지난해 11월 개봉한 마블의 신작 ‘더 마블스’에 참여했다. 앞서 영화 ‘부산행’(2016) 이후 수년 간 할리우드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아온 배우 마동석은 지난 2021년 개봉한 마블의 영화 ‘이터널스’의 길가메시 역으로 활약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영화·드라마 시장에서 한국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한국 작품들과 스타들이 가진 독특한 매력 덕분이다. 지난 2022년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영상 콘텐츠 인기 비결에 대해 외국인은 ‘탄탄한 줄거리’(82%)를 첫 번째로 꼽았다. ‘등장인물들의 매력’(53%)과 ‘한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52%)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얻은 높은 화제성에 비해 한국 콘텐츠의 수출 실적은 아직까지 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는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K콘텐츠 수출은 중국과 대만, 홍콩이 전체의 약 36%, 일본이 약 15.4%으로 아시아권이 절반 이상이다. 반면 북미는 13.3%, 유럽은 10.9% 수준이고 중동을 포함한 기타 지역은 5.8%에 불과하다.
한국 영화를 극장이 아닌 OTT를 통해 관람하는 외국인이 대부분인 영향도 크다. 이 경우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해도 한국 제작사가 거둘 수 있는 수익은 한정적이다. 일례로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으로 9억달러(약 1조188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반면 한국의 제작사 싸이런픽쳐스는 약 20억~50억원 수준의 이윤을 남기는 데 그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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