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전 6패의 변호사, ‘선거의 여왕’ 이번에는 통할까

김규현 기자 2024. 2. 4.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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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전 6패 유영하의 '박근혜팔이'. 달성습지에 두루미는 오지 않고 정치철새만 오나."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달서구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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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뉴스]2024 설 - 대구·경상북도 편
‘박근혜의 오른팔’ 유영하 변호사, 뜬금없이 대구 달서구갑에서 출마 선언
유영하 변호사가 2024년 1월22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대구 달서구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유영하 변호사 페이스북 갈무리

“6전 6패 유영하의 ‘박근혜팔이’. 달성습지에 두루미는 오지 않고 정치철새만 오나.”

2024년 1월22일 제22대 총선에 출마한 대구 달서구갑 권택흥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낸 보도자료 제목입니다. 달성습지는 대구를 대표하는 자연습지인데요.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달서구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지역 연고 지적에 “할 말은 하는 정치…”

권택흥 예비후보의 보도자료 제목은 한동안 지역에서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권 예비후보는 보도자료에서 “유 변호사는 이미 공직선거에서 6전 6패로 참패했다. 정치인으로서 국민의 평가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이제 그 족함을 알고 달서갑 주민들을 모독하는 정치 놀음보단 달성군에 내려와 계신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잘 모셔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 1월22일 대구 달서구갑 권택흥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낸 성명문. 권택흥 예비후보 보도자료 갈무리

유영하 변호사의 이번 출마는 대구로 내려온 지 2년 사이 벌써 세 번째 ‘다른 출마’입니다. 경기 군포 지역구에서 세 번, 서울 송파구 한 번 등 수도권에서만 네 차례 총선에 출마했던 그는 2022년 4월 돌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후원회장으로 세우고 말이죠. 박 전 대통령이 달성군으로 이사 온 지 두 달 만이었습니다. 당시 유 변호사는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내부 경선에서 당시 홍준표, 김재원 후보에 이어 3등으로 떨어졌습니다. 대구시장 출마 선언 한 달 뒤 5월에는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죠. 역시나 공천에서 탈락했습니다. 제아무리 ‘선거의 여왕’과 함께한다지만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 유 변호사가 이번 총선에 달서구갑에 출마하자 뜬금없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보통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은 한 지역구에서 오랫동안 지역주민과 호흡하며 자신의 밭을 일굽니다. 많은 사람이 유 변호사가 지난 총선에 출마했던 수성구갑 또는 박 전 대통령이 사는 달성군에서 출마하리라 예상한 이유입니다. 유 변호사는 지난 2년 동안 달서구갑 지역에서 활동한 적도 없습니다. 이런 지적을 의식했는지 유 변호사는 출마 선언에서 “지역 연고에만 기댄 정치가 아니라, 누구에게도 할 말은 하고 당당하면서 자존감 높은 정치를 해달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쩍 외부 활동 늘리는 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은 2월5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회고록 북콘서트를 엽니다. 대구로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은 한동안 동네 사람들도 보기 힘들 정도로 칩거하며 지냈습니다. 지역주민 사이에서는 “대통령 온다고 좋아했더니, 그림자도 안 보인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죠. 2023년 4월 동화사 방문으로 처음 집 밖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 현풍시장 장보기,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등이 외부로 드러난 몇 개 일정이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외부 활동을 부쩍 늘리고 있습니다. 유 변호사에게 박 전 대통령의 후광이 얼마나 유효할지 궁금해집니다.

대구=김규현 <한겨레>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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