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광주서 선거제 입장 밝힐 듯…문 전 대통령은 준연동형 지지

임재우 기자 2024. 2. 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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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5일 광주에서 선거제 개편 관련 입장을 밝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에 힘을 싣는 공개 발언을 내놓는 등 당 안팎의 압박이 강도를 더하는 가운데, 이 대표가 '실리'를 강조하며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택할 경우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광주로 이동해 저녁을 함께 하며 선거제에 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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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5일 광주서 입장 표명…주변에선 “권역별 병립형 기울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 예방 후 자신의 차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르면 5일 광주에서 선거제 개편 관련 입장을 밝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에 힘을 싣는 공개 발언을 내놓는 등 당 안팎의 압박이 강도를 더하는 가운데, 이 대표가 ‘실리’를 강조하며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택할 경우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 대표 쪽 핵심 관계자는 4일 한겨레에 “이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5일 광주에서 선거제에 대해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광주로 이동해 저녁을 함께 하며 선거제에 관해 논의했다. 민주당은 5일 오전 광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인데, 이 대표는 광주 일정 중에 선거제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이 대표가 입장을 정한다면, 최고위에서 사실상 최종적인 의결을 하고, 조속히 의원총회를 열어 보고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선거제 개편의 결정 방식과 방향을 모두 이재명 대표에게 포괄 위임한 바 있다.

이 대표의 의중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게 이 대표 주변의 관측이다. 소수정당이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모자랄 경우 비례대표로 일부를 채워주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2016~2020년 20대 국회까지 적용)보다 소수정당에 유리하고 거대 양당에 불리하다. 병립형 비례대표제에서 파생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수도권·중부권·남부권 등 3개로 나눠 비례대표 의석을 배정한 뒤, 각 권역에서 얻은 정당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다. 단순 병립형보다 지역주의 완화 효과가 있다고 권역별 병립형 찬성파는 주장한다.

이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택할 경우 스스로 공언해온 ‘다당제 정치개혁’이라는 약속을 지켰다는 명분을 챙길 수 있지만, 비례 의석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지도부 안에서는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과 ‘비례 의석’이라는 실리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권역별 병립형을 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병립형 회귀’를 택할 경우 애초 약속을 뒤집었다는 당 안팎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평산마을 자택을 예방한 민주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민주당의 힘뿐만 아니라 민주당과 우호적인 제3의 세력들까지도 함께 힘을 모아서 상생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 정치를 바꾸는 데 있어 대단히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준연동형 유지’ 및 비례연합정당에 힘을 싣는 발언이다. 녹색당과 정의당이 결합한 선거연합정당인 ‘녹색정의당’ 역시 지난 3일 출범 직후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며 국회 본청 입구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병립형을 택하면 시민사회단체와 소수 야당이 비판할 것이고, 준연동형을 택하면 당원들이 반발할 것”이라며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설 전에는 (결단을 내려서) 본인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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