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라노] 수업 방해 학생 분리할 공간도 인력도 ‘태부족’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뉴스레터 '뭐라노'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초등학교는 규모도 작고 학생 수도 많지 않아요. 문제 학생을 분리할 공간도, 인력도 마땅치 않죠. 그래서 문제 학생은 교무실에 분리해 교감 선생님께서 지도하기로 하셨습니다. 문제 학생은 교실에서 분리된 뒤 교무실에서 교감 선생님의 지도하에 교과서 읽기, 학습지 풀이 등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교사는 규모가 큰 학교는 분리 학생을 상담실의 상담 교사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작은 학교는 그조차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예산·인력·정확한 지침 없어 혼란
제도에 대한 세부지침 마련해야
뉴스레터 ‘뭐라노’ 마스코트 라노입니다. 지난해 여름, 매우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지만 교육계에는 칼바람이 몰아쳤죠. 뉴스를 틀면 나왔던, 거리를 뒤덮은 검은 물결을 기억하실 겁니다. 교사들은 교권을 보호해달라고 외쳤고, 이후 관련 법이 개정되는 등 일부 변화도 있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 빈틈이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해 7월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 이후 교권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약 두 달 후에는 교육 활동을 방해한 학생을 교실로부터 분리할 수 있도록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가 시행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학교 현장은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분리한 학생을 어디에 머무르게 해야 하는지, 누가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관련 예산이나 인력이 충원되지 않고, 정확한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분리 공간 및 담당 인력이 태부족이라는 점입니다. 분리 학생 담당교사를 규정하지 않아 상담 교사와 교장, 교감 등 수업 시수가 없거나 적은 교사가 분리 학생을 관리합니다. 공간이 부족해 상담실, 교무실, 교장실을 활용하는 등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죠.
실제 학교 현장도 혼란스럽다는데요. 현직 교사가 전해준 학교 상황을 한번 들어보실까요. “제가 근무하는 초등학교는 규모도 작고 학생 수도 많지 않아요. 문제 학생을 분리할 공간도, 인력도 마땅치 않죠. 그래서 문제 학생은 교무실에 분리해 교감 선생님께서 지도하기로 하셨습니다. 문제 학생은 교실에서 분리된 뒤 교무실에서 교감 선생님의 지도하에 교과서 읽기, 학습지 풀이 등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 교사는 규모가 큰 학교는 분리 학생을 상담실의 상담 교사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작은 학교는 그조차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교사들은 제도는 실효성이 있지만, 제도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법 시행 전에는 다른 학생의 교육권을 침해하거나 안전을 위협하는 학생을 교실 이외의 장소로 분리할 수 없었습니다. 담임교사는 문제 학생을 계속 교실에 데리고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분리 제도가 시행돼 문제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함으로써 다른 학생들의 안전과 수업권을 보장할 수 있고,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학생 또한 교실 밖의 장소로 분리돼 반성과 진정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제도에 대한 세부지침과 법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발생할 혼란스러움을 방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책임자가 모호하기 때문에 문제 학생을 분리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학부모 민원과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분리 공간 마련과 담당 인력 배치 문제를 해결해야 하죠.
“우선 학생 분리 조치가 학교 관리자, 즉 교장 선생님의 책임하에 이뤄졌다는 점이 명시돼야 합니다. 책임자가 누구인지 명확해야 해요. 분리 공간을 조성하고 분리 담당 인력도 편성해야 합니다. 또, 분리 조치 이후의 일도 생각해 봐야 하는데요. 분리 조치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가정으로의 인계를 법제화해 학부모의 인성지도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부산교사노조 이회란 사무처장은 분리조치는 문제 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을 가정과 연계한 지속적인 상담 및 관리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