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디올백’ 비판한 김경율, 돌연 불출마…한동훈은 침묵

손현수 기자 2024. 2. 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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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수도권 한 의원은 "용산과 당 사이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이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하니, 무슨 뒷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김경율 불출마'로 한쪽 팔을 내어줌으로써 앞으로 본격화할 공천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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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친윤 압박 해석…한동훈 ‘사천’ 논란 부담 완화 해석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경율 비대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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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4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비대위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와 관련해 김 여사를 프랑스 혁명 때 처형된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며 사과 필요성을 주장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갈등의 도화선이 됐던 인물이다. 한 위원장이 서울 마포을 출마자로 추어올려 ‘사천 논란’이 일었던 그의 불출마 선언을 두고, 대통령실과 친윤석열(친윤)계의 압박에 한 위원장과 김 위원이 물러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며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서울 마포을 선거구를 포함한 4·10 총선 승리를 위해 비상대책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비대위원직은 유지할 뜻을 명확히 했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엠비엔(MBN)에 출연해 김 위원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본인의 마포을 출마 선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화합과 결속에 장애 요소가 될까 봐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사천’ 논란을 고리로 한 위원장과 김 위원이 용산의 압박에 굴복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향후 ‘윤심 공천’의 서막 아니냐는 것이다. 수도권 한 의원은 “용산과 당 사이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이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하니, 무슨 뒷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위원이 한 위원장의 ‘사천 논란’ 부담을 덜어주면서 ‘윤-한 갈등’ 요소를 제거했다는 평가도 있다. 김 위원 또한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사천 논란이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한 위원장이 ‘김경율 불출마’로 한쪽 팔을 내어줌으로써 앞으로 본격화할 공천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영남권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진짜 힘겨루기는 공천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 불출마에 관해 공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3일로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 접수를 마치고 심사에 돌입하며 ‘물갈이’에 시동을 걸었다. 전국 253개 지역구 중 242개 지역구에 849명(남성 736명, 여성 113명)이 공개 신청해, 평균 3.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민의힘 강세 지역인 경북이 5.15 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경남(4.69 대 1), 부산(4.28 대 1), 대구(3.67 대 1)도 평균을 웃돌았다.

공천 신청자 가운데 대통령실 근무 이력을 대표 경력으로 내세운 이들은 22명이다. 대통령실과 정부 출신들은 특히 영남권이나 수도권 ‘양지’에 몰렸다. 대통령실의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이 하태경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으로 무주공산이 된 부산 해운대갑에 신청했고,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서울 강남을에서 4선의 박진 의원과 경쟁한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초선 박형수 의원 지역구인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에 도전하고,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은 부산진갑에 신청했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황보승희 의원 탈당으로 비어 있는 부산 중·영도에 도전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초선 안병길 의원 지역구인 부산 서·동에서 ‘집안 경쟁’을 벌인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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