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최종후보 8일 선출… ‘이유 있는 순혈주의’ 또 통할까

이동수 2024. 2. 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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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5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구도가 내부 3인, 외부 3인으로 갈렸다.

4대 김만제 회장 이후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을 임명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재계에선 그간 포스코그룹의 '이유 있는 순혈주의'에 주목하며 내부 인사 선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간 포스코그룹은 김만제 4대 회장을 제외하면 외부인을 회장으로 앉힌 적이 없어서다.

포스코그룹의 내부 인사 회장 선임은 일각에서 '순혈주의' 비판을 받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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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맨과 외부인사 후보 대결
철강VS비철강 출신도 균형 이뤄
외부인사 권영수 후보 주목 받아
그룹 집중 이차전지 산업 어울려
창사 이래 56년 무파업 전통 등
재계 “내부 결속 문화 무시 못해”
전현직 철강맨 3인중 선출 점쳐

재계 5위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구도가 내부 3인, 외부 3인으로 갈렸다. 4대 김만제 회장 이후 30년 만에 외부 출신 회장을 임명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재계에선 그간 포스코그룹의 ‘이유 있는 순혈주의’에 주목하며 내부 인사 선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파이널리스트(심층면접 심사 대상자)는 전현직 ‘포스코맨’ 3명(김지용·장인화·전중선)과 외부 출신 3명(권영수·김동섭·우유철)으로 나뉜다. 이들 중 심층면접을 통과한 1인이 오는 8일 최종 후보로 선정된다.
포스코센터 전경. 포스코 제공
역대 파이널리스트에서 외부 인사가 절반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 최정우 회장(9대), 정준양 7대 회장이 최종 후보가 될 때만 해도 파이널리스트 후보 전원이 ‘포스코맨’이었다. 8대 권오준 회장 당시에도 외부 인사는 오영호 당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이 유일했다.

내·외부뿐 아니라 철강과 비(非)철강, 서울과 영남 등 전문성과 출신 지역 기준으로도 3대 3 균형을 이뤘다. 포스코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후보 추천 과정에서 벌어진 그룹 안팎의 논란을 고려해 세밀한 안배를 의도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이자 포스코 광양제철소장 출신인 김지용, 포스코 사장과 철강부문장을 맡았던 장인화, 현대제철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한 우유철 후보는 전통적인 철강맨으로 분류된다.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출신의 권영수 후보와 현재 한국석유공사 사장인 김동섭 후보는 비철강 분야인 이차전지와 경영 전문가로, 포스코홀딩스 사장을 지낸 전중선 후보는 주로 경영전략·재무 분야 경력을 고려해 ‘재무·전략통’으로 여겨진다.
재계의 시선은 외부 인사에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마평에 올랐던 권 후보가 주목을 받는다. 지난해 12월까지 부회장의 직책으로 국내 1위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어온 만큼, 포스코그룹이 공격적으로 확장 중인 이차전지소재 산업에도 어울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여전히 내부 인사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도 많다. 그간 포스코그룹은 김만제 4대 회장을 제외하면 외부인을 회장으로 앉힌 적이 없어서다.

포스코그룹의 내부 인사 회장 선임은 일각에서 ‘순혈주의’ 비판을 받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그룹의 회장은 내부 결속과 소재산업의 이해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56년 무파업 전통을 이을 정도로 단단한 내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새 리더십이 내부로부터 인정받고 강한 그립감으로 그룹을 이끌기 위해선 포스코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정통 철강맨의 이점도 작용할 수 있다. 그룹이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에너지, 수소 등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지만 여전히 매출의 과반이 철강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해 기준 포스코그룹 매출에서 철강은 약 56%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포스코 회장 선임 때마다 불거진 ‘외풍 논란’이 후보 선출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 최 회장을 제외한 포스코그룹 역대 회장은 차기 정권이 들어선 뒤 하나같이 불명예 퇴진을 했다. 이번 후추위의 후보 선정 과정에서도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사실상 최 회장의 연임 도전에 제동을 걸면서 3연임이 무산된 바 있다. 후추위로선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때 외풍 및 논란 최소화 여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포스코그룹 회장 최종 후보는 3월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된다. 포스코 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연임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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