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총리에 사상 첫 ‘민족주의자’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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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와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주의자 총리가 탄생했다.
3일(현지시간) 미셸 오닐(47) 신페인당 부대표는 북아일랜드 자치의회와 행정부를 이끄는 신임 총리로 임명됐다.
그러나 연정 파트너인 DUP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후 영국과 북아일랜드 사이에 생긴 무역장벽에 불만을 품고 정부 수립을 거부하면서 2년 가까이 총리 선출과 새 정부 탄생이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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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세대에선 상상도 못 할 일”
2년간 수립 난항 연립정부도 출범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와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주의자 총리가 탄생했다. 총리 임명과 함께 2년 가까이 수립에 난항을 겪었던 연립정부도 출범했다.
그러나 연정 파트너인 DUP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후 영국과 북아일랜드 사이에 생긴 무역장벽에 불만을 품고 정부 수립을 거부하면서 2년 가까이 총리 선출과 새 정부 탄생이 지연됐다. 북아일랜드는 1998년 맺어진 벨파스트 평화협정에 따라 아일랜드계 민족주의 정당과 영국계 연방주의 정당이 함께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지난달 말 비로소 DUP가 영국 정부와 무역장벽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에 합의하고 연정에 복귀하면서 이날 730일 만에 정부 공백 상태가 해소됐다.
오닐 신임 총리도 이날 취임 연설에서 DUP를 비롯해 영국계 주민들을 향한 통합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섬기겠다”며 “영국인이자 DUP 당원인 여러분 모두의 국가 정체성, 문화, 전통은 내게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아일랜드 연정 특성상 총리와 동등한 권한을 갖는 부총리에는 DUP의 에마 리틀펜겔리가 임명됐다.
아일랜드는 1차 세계대전 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으나 영국계 주민들이 많이 사는 북아일랜드 지역은 영국령으로 남았다. 결국 아일랜드계 민족주의자들의 독립 요구가 거세지며 무력분쟁이 일어났고, 1998년 영국·아일랜드·북아일랜드가 벨파스트 협정을 체결하며 현재처럼 아일랜드계·영국계 정당이 권력을 공유하는 평화 체제가 정착했다.
벨파스트 협정 이후 정치에 입문한 오닐 신임 총리 역시 분리독립 투쟁보다는 평화와 공존을 내세우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오닐은 지난해 5월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에도 참석했으며, 추진하는 정책 초점도 아일랜드와의 통합보다는 브렉시트 이후 급등한 물가 안정 등에 맞춰져 있다.
아일랜드계 이민자 후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어려운 문제를 함께 헤쳐 나가는 정부는 북아일랜드에 더 큰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축하 성명을 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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