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세상] 카루소
1996년 3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KBS <열린음악회>가 열렸다. 2002년 월드컵 유치를 기원하는 행사로 콘체르토하우스 무대에서 펼쳐졌으며 국내외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날 무대에 ‘카루소’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칸초네 가수 루치오 달라가 출연하여 자신의 히트곡을 불렀다. 가수 조영남과 ‘산타루치아’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루치오 달라를 만나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다. 고소공포증 때문에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그는 로마에서부터 직접 운전해서 빈까지 왔다고 했다. 노래처럼 겸손하고 소박했던 그가 참 인상적이었다,
‘카루소’는 전설적인 테너 엔리코 카루소의 열정적인 사랑과 삶에 반한 루치오 달라가 만들어서 헌정한 곡이다. “나는 당신의 눈을 바라보았네/ 바다와 같은 푸른 초록색 눈동자/ 그러자 갑자기 왈칵 눈물이 나서/ 당신의 깊은 눈동자에 푹 빠졌다네/ 당신을 무척 사랑하오.”
이 노래가 발표된 건 1986년이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1993년 나온 ‘파바로티와 친구들’의 실황음반 덕분이었다. 성악가 파바로티가 1992년 자신의 고향 모데나에서 가진 크로스오버 공연에서 루치오 달라와 함께 불렀다. 파바로티의 웅장한 보이스와 루치오 달라의 미성이 어우러져 듣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곡이다.
이 실황앨범은 전 세계적으로 900만장이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사복 브랜드 광고에 쓰인 이후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됐다. 많은 가수가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불렀다. 카루소도, 파바로티도 루치오 달라도 이제 세상에 없다. 그래도 노래는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시대다.
오광수 시인·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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