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복귀전 승리’ 차유람 “1점이라도 맞출수 있을까 걱정…초보자 마음으로 돌아가겠다”
“팔다리 후들거리고 브릿지도 흔들…운좋았다”
“한지은 눈여겨봐…스롱 김가영과 만나고파”
정치권에 갔다가 최근 갑자기 당구계로 돌아온 차유람이 두 시즌만의 LPBA 복귀전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차유람은 4일 낮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3/24시즌 8차전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 첫날 1차예선(PPQ)에서 오지연을 25:10(23이닝)으로 물리쳤다. 차유람은 특히 이번 복귀전에서 애버리지 1점대(1.087) 준수한 공격력을 자랑하며 녹슬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차유람은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선 “오늘 경기를 치르면서 ‘나는 초보자다’라고 스스로 주문을 걸며 기본기와 루틴에만 집중했다. 앞으로도 초심자 마음으로 돌아가 기본에 집중하며 선수생활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프레스룸에서 진행된 차유람의 복귀 기자회견 전문.
△복귀전에서 승리했다.
=갑작스레 대회에 출전하게 돼 지난 5일 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1년 반 만에 큐를 잡다 보니 ‘1점이라도 맞출 수 있을까’ ‘창피 당하면 어쩌나’라는 걱정에 잠을 설쳤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긴장감이 저를 각성시킨 것 같다.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렸고, 운도 많이 따라줘 승리할 수 있었다.
△왜 갑자기 당구선수로 복귀했나.
=선수생활했던 지난 두 시즌 반 동안 버거운 시합 스케줄을 소화하며 과부화가 생겼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스로 힘들게도 했다. 은퇴 후 객관적인 시각으로 당시를 바라보니, 그때 내가 선수생활을 즐기고 있었음을 깨닫게 됐다. 선수생활을 그만 두었던 이유는 체육 행정분야 일을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고, 이를 통해 훗날 당구계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직접 큐를 잡고 공을 칠 때 행복했다는 걸 알았다. (선수복귀를) 오래 고민했고, 1월 29일 프로당구협회와 본격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준비해서 다음 시즌에 복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협회측에선 ‘이왕 마음을 먹었으니 빨리 복귀 의사를 밝히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얘기가 나왔다. 선수로서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팬들과 선수, 관계자분들께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주저했지만 결국 복귀를 선택했다.
△그간 어떻게 지냈나.
=무엇보다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고, 회사도 운영하며 여러 일을 했다. 현재는 국민체육공단 비상임 이사직을 병행하고 있다.
△팀리그 활동 당시와 비교해 지금 팀리그엔 변화가 있는데.
=지금 팀리그는 더욱 알 수 없게 된 것 같다. 레이스도 짧아졌고, 더 많은 팀이 생겼다. 경기 결과가 예측이 안돼 경기하는 순간을 즐겨야할 것 같다. 경기에서 질 때 부정적인 마음을 털어낼 수 있는 마음가짐도 중요한 것 같다. 그게 안 돼면 개인전까지 불안한 기운이 이어지는 경험을 하곤 했다. 다음 시즌 팀리그에 참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팀리그를 뛸 수 있을 만큼의 경기력을 회복하는 게 중요할 것 같고, 저에게 주어진 경기에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예선전 25점제는 오늘이 처음인데, 은퇴 전 치렀던 서바이벌과는 뭐가 다른가.
=서바이벌은 4명 경기라 3명의 전혀 다른 스타일의 공들이 있었고, 내 공에 집중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25점제는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기는 하지만 제가 실수했던 것을 침착히 되돌아볼 수 있었다. 제게 기회가 오는 시간이 일정하다 보니 감을 잃지 않고 경기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는 의도한대로 풀어나갔는지.
=운이 따랐다. 오랜만의 대회라 한번 헤매면 멘탈이 무너질 수 있겠다고 걱정했다. 그런데 ‘초보자처럼 치자’ ‘나는 초보자다’라고 스스로 주문을 걸며 나만의 루틴과 기본기에 집중하면서 경기하니 생각보다 경기가 잘 풀렸다.
△(복귀결정 후) 짧은 연습시간 동안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나의 강점인 두께조절에 집중했다. 그것도 못하면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경기에 나서 보니 두께가 너무 안 맞았고, 자세도 팔다리가 후들거렸다. 특히 브릿지까지 흔들려 당황했다. 앞으로 두께 연습에 더욱 충실해야겠다.
△복귀전 들어갈 때 심정은.
=너무 어색했다. 전용구장도 처음이고, 낮설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무섭고 두렵기도 했다. 침착하려 애썼다. 경기 시간보다 조금 일찍 들어와 앞 경기를 보며 테이블 상태도 체크했다. 지난 두 시즌을 큐도 잡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강자가 더 많아졌단 사실도 알았다. 조금 두렵지만 그래서 더 설레기도 하다. 빨리 성장해서 강한 선수들과 대등하고 멋진 경기를 해보고 싶다.
△가장 경계되는 선수는.
=한지은(에스와이바자르)선수를 눈여겨보고 있다. 어리지만 단단한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 그 친구와 멋진 경기를 해보고 싶다. 그 동안 개인전에서 못 만났던 스롱 피아비(블루원앤젤스) 선수와도 경기 해보고 싶고, 개인전에서 세 번 만났는데 한 번도 못이겨 본 김가영(하나카드하나페이) 선수와도 경기해 이겨보고 싶다.
△앞으로의 목표는.
=더 많은 승리를 통해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다. 또 다음 시즌엔 보다 나아진 모습 보여드릴테니 지켜봐 달라.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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