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보다]‘뇌 안에 칩’ 심어 컴퓨터와 소통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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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해서 생각만으로 모든 전자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세상.
영화 속 장면이 아니라 진짜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히 신인류의 등장이라 할 만한데, 안정성과 윤리적인 논란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숙제입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혼자 옷을 입거나 음료를 마시지도 못하는 호주의 루게릭병 환자입니다.
가슴에 둥근 장치를 붙이자 곁에 있던 태블릿PC가 작동합니다.
화면을 움직이고 문자 메시지도 보냅니다.
뇌에 칩을 이식한 환자가 중계기 역할을 하는 둥근 장치를 활용해 태블릿PC를 사용하는 겁니다.
[필립 오키프 / 호주 루게릭병 환자 (2020년 10월)]
"화면을 클릭하는 방법은 왼쪽 발목을 치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 생각을 하면 (뇌의 칩이) 뇌 신호를 읽은 뒤 명령으로 바꾸는 구조죠."
사고로 온몸이 마비된 프랑스의 20대 남성은 뇌에 칩을 이식한 뒤 로봇 장치를 통해 걸을 수 있게 됐습니다.
발을 움직여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뇌에서 전기신호가 나와 로봇의 다리에 전달돼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티보 / 프랑스 사지마비 환자 (2019년 10월)]
"좀 더 강하게 발을 내딛는 상상을 하는 것이 (로봇으로) 걷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낳더라고요."
모두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장치, BCI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게 된 겁니다.
지금 제 옆에 보이는 영상처럼 뇌에 이식된 컴퓨터 칩은 뇌파를 분석하는데요, 이렇게 분석된 뇌파는 전기신호로 바뀌어 사람의 생각대로 외부 기기를 작동시킵니다.
각국이 개발을 주력하는 부분은 몸에 최대한 상처를 적게 내 칩을 이식하고 얼마나 정밀하게 명령을 내리는지 여부입니다.
최근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힌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얇은 '전극 실'을 뇌 표면에 재봉틀처럼 박는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머스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과 컴퓨터의 직접 소통입니다.
[일론 머스크 / 테슬라·뉴럴링크 창업자(2020년 8월)]
"여러분의 휴대전화가 뇌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일 겁니다. 칩을 설치하는 건 한 시간 내로 가능합니다."
뇌에 칩을 이식하는 기술의 개발은 궁극적으로 신체장애의 극복을 의미합니다.
최근에는 안경에 부착된 카메라 렌즈가 영상 정보를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기술도 개발돼 시각 장애 환자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닉 탈봇 / 연구개발 수석]
"인식된 이미지를 케이블을 통해 여기 있는 변환 안테나로 보냅니다.이를 통해 머릿속에 이식된 칩으로 보내는 거죠."
다만, 감염과 부작용 등 '안전성'이란 큰 산이 남아 있습니다.
[임창환 /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칩을 5년 동안 머릿속에 넣어도 부작용이라든가 완벽하게 해소가 돼야 적용할 수 있는 거잖아요."
안전성을 확보하더라도 '신인류'로 불릴 정도로 기존 인류와 큰 차이가 생기는 등 윤리적 문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미 외신들은 최근 머스크의 임상시험을 "논쟁의 여지가 있는 생명공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입니다.
영상편집: 최창규
김민곤 기자 imgo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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