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이재명 만나 “측근들 양보 필요”…직설 견제구

고한솔 기자 2024. 2. 4. 19:4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의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친문(친문재인계)과 친명(친이재명계)을 나누는 프레임이 안타깝다"며 "친명과 친문을 가르는 행위 대해 당이 단호한 조처를 취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 당시 자신과 가까운 이해찬 전 대표와 노영민 전 의원 등이 공천 배제(컷오프)되거나 불출마한 사례를 거론하며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분들이 양보하면 국민들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문-친명 나누는 프레임 안타까워”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이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자택을 방문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목 상처를 살피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지난 2일 부산 방문 당시 공격당한 상처를 보며 “깊이 들어갔으면 큰일날 뻔했다. 안쪽은 괜찮냐”고 했고, 이 대표는 “정확하게 여길 겨냥했더라. 정맥만 잘려서 동맥은 안 다쳤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의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이 4일 “친문(친문재인계)과 친명(친이재명계)을 나누는 프레임이 안타깝다”며 “친명과 친문을 가르는 행위 대해 당이 단호한 조처를 취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 전 대통령은 다선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결단’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측근들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말도 말했다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혁신과 통합을 강조한 것이지만, 친명계의 친문계 용퇴 요구에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다른 최고위원들과 함께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의 자택을 예방하고 1시간30분가량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민주당은 용광로처럼 분열과 갈등을 녹여내 단결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우리가 ‘명문 정당’ 얘기하면서 다 같이 하나 된 힘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총선을 앞두고 친문과 친명을 나누는 프레임이 안타깝다”며 “단합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명문 정당’은 두 사람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온 단어로, 2022년 8월 당대표가 된 이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처음 예방한 자리에서 사용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당의 단합을 강조하며 “친명과 비명을 가르는 행위에 대해 당이 단호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강성 지지층의 자제를 촉구하는 말씀이기도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분열적인 행위에 대한 당의 조처를 문제삼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다선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필요성을 말하면서, 이 대표 측근들의 ‘양보’ 필요성도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 당시 자신과 가까운 이해찬 전 대표와 노영민 전 의원 등이 공천 배제(컷오프)되거나 불출마한 사례를 거론하며 “이재명 대표와 가까운 분들이 양보하면 국민들이 평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다선 중진들이 후배들을 위해 먼저 길을 터줘야 하는 것처럼 이재명 대표 주변에 있는 분들도 그런 고민을 같이 해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문 전 대통령이 친명계 의원들의 ‘자객 출마’ 등 친문·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견제구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서울 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친문계 대표 인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두고 친명계가 공천 반대를 주장하는 등 당내 신경전이 고조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4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양산/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