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가 무슨 죄?...`간첩` 의심받아 8달 `옥살이`

김영욱 2024. 2. 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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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가 무슨 죄길래.'

중국과 인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애꿎은 비둘기가 간첩으로 의심을 받아 억울하게 8개월이나 옥살이를 했다.

중국이 보낸 '간첩 비둘기'로 오해 받아 인도의 감옥에 갇혔던 비둘기는 이후 억울하게 오해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자유롭게 풀려났다.

비둘기는 역사상 다양한 첩보 활동에 활용된 사례가 있는 만큼 인도 경찰 당국은 이 비둘기를 중국이 보낸 첩보 비둘기로 오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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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전 중국 스파이로 의심돼 포획된 비둘기가 지난달 30일 인도 뭄바이의 한 동물병원에서 풀려나고 있다. 사진=힌두스탄타임스
AI가 생성한 이미지

'비둘기가 무슨 죄길래.'

중국과 인도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애꿎은 비둘기가 간첩으로 의심을 받아 억울하게 8개월이나 옥살이를 했다. 중국이 보낸 '간첩 비둘기'로 오해 받아 인도의 감옥에 갇혔던 비둘기는 이후 억울하게 오해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자유롭게 풀려났다.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트로에 따르면 작년 5월 인도 뭄바이에서 현지 경찰이 다리에 두 개의 고리가 묶인 채 한문으로 메세지가 적힌 비둘기를 붙잡았다. 비둘기는 역사상 다양한 첩보 활동에 활용된 사례가 있는 만큼 인도 경찰 당국은 이 비둘기를 중국이 보낸 첩보 비둘기로 오인했다.

이 비둘기는 인도 뭄바이의 한 동물병원에서 8개월 간 갇혀서 영문 모르는 옥살이를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이 비둘기는 대만에서 탈출한 경주용 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무고함이 밝혀진 이 비둘기는 봄베이의 동물학대방지협회로 이송돼 지난달 30일 자유의 몸으로 풀려났다.

비둘기가 첩보원이라는 오해를 산 이유는 과거부터 간첩 목적으로 오랫동안 사용됐고 전투 임무 수행에도 동원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이한 사례로는 세계 2차대전 당시 미국의 행동주의자 B.F. 스카너가 조류 유도 폭격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개발한 프로그램과 관련이 깊다. '오콘 작전'으로 불린 이 프로그램은 비둘기를 훈련시켜 미사일 내부에 앉아 가미카제 조종사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유도 시스템은 소형 글라이더 앞쪽에 3개의 렌즈로 구성됐으며 비둘기들은 폭발물이 실린 항공기를 목표물을 향해 안내하기 위해 화면을 쪼도록 훈련을 받았다. 비둘기들은 비주얼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훈련을 받았으며 적 함선 이미지에 십자선을 유지하며 성공하면 씨앗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인도에서는 이 비둘기에 앞서 첩보용 비둘기를 붙잡은 전래가 있다. 이 매체에 따르면 2015년 비둘기가 파키스탄 국경 근처의 미공개 장소에서 붙잡혀 현지 경찰소로 이송된 바 있다. 당시 인도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라케시 카우샬 경감은 "파키스탄에서 날아온 새가 이곳에서 발견된 것은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2020년에는 인도가 지배하는 카슈미르에서 경찰이 파키스탄 어부의 비둘기 한 마리를 스파이 혐의로 붙잡았다가 조사 결과 혐의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서 풀어줬다. 2016년에는 또 다른 비둘기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위협하는 쪽지와 함께 발견돼 구금됐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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