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숨진 쌍둥이 모친 구속…남편은 석방

생후 2개월도 안 된 쌍둥이 자매를 모텔 침대에 엎어 재워 숨지게 한 20대 어머니가 4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태어난 지 49일 된 쌍둥이 자매를 모텔 침대에 엎어 재워 숨지게 한 20대 여성이 구속됐다.

이인화 인천지법 영장전담당직판사는 4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ㄱ(23)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ㄱ씨는 심문에 앞서 “아이들을 왜 뒤집어 놓았나”, “아이들이 숨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나. 미안하지 않으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ㄱ씨는 지난 1일 새벽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모텔에서 태어난 지 49일 된 쌍둥이 딸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이 심하게 울어 얼굴을 매트리스 쪽으로 엎어 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쌍둥이 자매의 주검을 부검한 뒤 “질식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했다. ㄱ씨는 사건 전날 딸들을 데리고 남편과 인천에 놀러 온 뒤 모텔에 투숙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ㄱ씨와 함께 체포한 남편 ㄴ씨는 사망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해 석방했다. ㄴ씨는 애초 자신이 아이들을 엎어 재웠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먼저 잠들어서 몰랐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