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 이웃…길고양이에 진심, 대구 달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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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
지난달 31일 대구 달서구청 로비에는 이런 문구와 함께 길고양이 사진 24점이 전시됐다.
달서구의회가 이날 사진전과 함께 연 '길고양이 인식 개선 및 공존을 위한 정책토론회'도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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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
지난달 31일 대구 달서구청 로비에는 이런 문구와 함께 길고양이 사진 24점이 전시됐다. 사진에는 “바람만 피할 수 있다면 어디라도” “눈빛은 천국인데 몸은 지옥이다” “살았잖아, 그럼 된 거야!” 등 길고양이 마음을 표현한 듯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길고양이 사진사’ 김하연 작가의 ‘구사일생 사진전’이다.
달서구는 길고양이와 공존에 진심인 곳이다. 2021년 11월 달서구 두류3동행정복지센터는 길고양이 ‘두삼이’(두류3동 고양이라는 뜻)를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임명해 주목받았다. 두삼이는 같은 해 4월 한 철거촌에서 구조돼 중성화 수술 뒤 방사됐다가 센터 화단에 눌러앉았다고 한다. 매일 센터를 오가는 두삼이를 직원들이 자연스레 돌보게 됐다.
대구에서 가장 먼저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한 곳도 달서구다. 2019년에 5곳으로 시작한 급식소는 현재 14곳까지 늘었다. 구청에서 급식소를 마련해주면 인근 주민들이 사료 주기, 급식소 청소 등 전반적인 운영을 맡는다. 임아영 달서구 동물관리팀 주무관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길고양이와 서식지 주변 관리가 원활해졌다.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 사업을 하는데, 급식소는 수술을 마친 길고양이가 방사 뒤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달서구에 접수되는 동물 관련 전화 민원은 한해 평균 1000건. 이 가운데 길고양이 관련 민원이 30% 정도를 차지한다. 대부분 소음, 분변 악취, 쓰레기봉투 훼손, 사체 처리 등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한다.
달서구의회가 이날 사진전과 함께 연 ‘길고양이 인식 개선 및 공존을 위한 정책토론회’도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하연 작가는 “달서구는 공동주택 가구가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만큼 다른 지역보다 길고양이 문제가 더 심할 것”이라며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길고양이를 돌보는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길고양이 문제는 결국 사람들 사이의 문제이기 때문에 공동체가 함께 풀어야 한다”고 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임미연 구의원은 “동물 학대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동물을 공동체가 품어야 할 지역 생태계의 구성원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길고양이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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