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5일차 공천 심사…친명-비명 신경전 팽팽

김지은 기자 2024. 2. 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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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 경기·제주 등 예비후보 면접…경쟁 과열엔 경고
비명계 지역구에 친명 비례·원외 도전장…'자객출마' 계속
양문석 "자객출마 아닌 응징출마" 김병주 "친명팔이 안해"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10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면접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1.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이승주 수습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휴일인 4일에도 총선에 내보낼 후보자를 고르는 면접을 이어갔다. 심사 5일차인 이날도 비명계 현역 의원과 이들의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한 친명계 비례의원이나 원외 인사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에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을 둘러싼 후보자 간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며 공정한 경쟁을 당부했다.

오전 제주갑 예비 후보자에 대한 면접에서는 상호 비방에 대한 질문이 첫 번째로 다뤄졌다. 이 지역은 경선 후보 검증을 놓고 의혹 제기와 법적 대응 등 연일 난타전이 벌어져 당의 우려를 샀다. 다행히 전날 원팀 서약식을 갖고 상호 비방 및 지지자 인신공격 자제 등 공정 경선에 합의해 갈등이 일단 봉합됐다.

송재호 의원은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제주 갑은 상호 비방이 커서 진흙탕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민주당의 한 가족인데 가족 내에 원팀 선언하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공관위는 지난달에도 4·10 총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구 예비 후보자들 간의 경쟁이 당의 단합을 해칠 만큼 과열됐다고 판단하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우리 당 일부 국회의원 입후보자 간에 인신공격과 상호비방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문제에 대해 단호하고 엄격히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관위는 후보자들을 상대로 지역 현안과 공약 실현 방안, 총선 승리 전략 등을 두루 물었다. 특히 질문 말미에는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원팀으로 나서줄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다고 한다. 경선 불복으로 인한 당내 혼란 등을 줄이려 조처로 해석된다.

한 후보자는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당선자 후보 캠프에 가서 다 같이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셨다"며 "공정한 경쟁과 단합을 강조하는 분위기였다. 다들 동의했다"고 전했다.

수도권은 친명계와 비명계 인사가 정면으로 맞붙는 지역이 많은 터라 긴장감이 감돌았다. 공천을 둘러싼 후보자 간 경쟁이 계파 충돌로 주목는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남양주을의 경우 친명계인 김병주 비례 의원이 출마를 선언해 비명계 현역인 김한정 의원과 경쟁하게 됐다.

김한정 의원은 "지역에서는 (계파 프레임을) 거의 못 느끼고 있다"면서도 "특정 경쟁 후보가 그런 것들을 활용해서 자신을 어필하려는 그런 차원이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게 실질적으로 크게 호응을 받고 있지도 않다"고 했다.

그는 비명도 친명도 아니라며 "35년 민주당원이다. 김대중계라 불러달라"고 밝혔다.

도전장을 낸 김병주 의원은 면접 후 친명 마케팅을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친명-비명 구도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지역에서 친명이니 비명이니 이런 얘기를 입 밖에 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을 향해 "기존에 계시던 국회의원은 본인은 친명도 비명도 아니고 김대중계라고 불러달라 이렇게 말씀도 하시더라"며 "그런 것보다 누가 적임자인지 경쟁해야 한다"고 저격했다.

친명계를 자처하는 양문석 전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이 출사표를 낸 안산 상록갑도 자객 출마 논란이 일었다. 친문 핵 전해철 의원이 19대부터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양 전 위원장은 면접에서 비명계를 겨냥한 거친 언사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비명계를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의 은어)이나 바퀴벌레에 비유했고, 당 윤리심판원은 지난해 11월 당 단합 훼손,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당직 자격 정지 3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그는 "양문석의 표현이 당내 분열을 오히려 가속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며 "저는 당내 분열을 일으킨 행위자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고 거기에 대해 평가한 나에게 당내 분열의 책임을 지우는 거는 맞지 않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상 이낙연 전 대표나 이원욱 의원 등이 탈당한 것이 내가 수박이라고 비판했기 때문은 아니지 않느냐"며 "그들이 그러한 행위와 행태들을 일상적으로 보여왔고 그 행위를 보고 평가하고 비판한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객 출마 논란에 대해서도 "상대방 몰래 칼을 찌르는 게 자객"이라며 "민주당 반개혁 세력에 대한 응징 출마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계파 갈등이나 자객 출마 논란 등에 대해 "노코멘트 하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heyjud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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