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e→오페라의 유령까지'..포레스텔라 강형호, '록 공연 마스터'가 나타났다[한해선의 책갈피]
고지 러닝타임은 150분, 실제 앙코르까지 공연은 3시간. 그러나 압도적인 가창과 장르를 넘나드는 다이내믹한 구성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 멤버 강형호의 단독 콘서트 얘기다.
강형호는 지난 3일과 4일 단독 콘서트 'SURVIVAL-앙코르'를 개최했다. 이 공연은 지난달 13일과 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열렸던 'PITTA 강형호 콘서트: SURVIVAL'의 추가 콘서트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성사됐다.
기자가 관람한 앙코르 콘서트 장소는 명화라이브홀로, 세종문화회관보다는 비교적 작은 공간이었지만 강형호와 그의 밴드 PITTA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스탠딩과 함께 오히려 가까이 느껴져 체감 감동은 또 달리 컸다.
밴드 뮤즈 곡과 '오페라의 유령' 넘버 'The Phantom of the Opera'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공연은 강형호의 콘서트 외에 앞으로도 유일무이할 것이다. 거기에 국악 연주곡까지 입이 떡 벌어지는 스케일을 보컬 강형호는 홀로 소화했다.
강형호는 '팬텀싱어' 때부터 자랑한 테너와 소프라노를 넘나드는 광역 보컬 스펙트럼으로 다채로운 장르의 곡을 선보였다. 앙코르 콘서트에선 조금 다른 순서의 세트리스트를 보여줬는데, 먼저 MISSIO의 'Bottom of the deep blue sea'로 포문을 열고 Radiohead 'Paranoid Android', 'Karma Police', Muse 'Butterflies and Hurricanes', 'United States of Eurasia', System of a down 'Aerials', 5 Seconds of Summer 'Teeth', Dream Theater 'Take the time', Within Temptation 'Forsaken' 등 록 밴드의 반가운 곡의 향연으로 모두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Lady Gaga 'Bad Romance'는 모두의 합창을 이끌어내기도.
그 사이에 PITTA '스모그', '이카루스', 'Be the one', 'Be free', 'Universe', 'Carpe diem'이 있었고, PITTA 밴드와 국악 북, 대금, 태평소, 장구, 꽹과리가 크로스 오버로 어우러진 '소월에게 묻기를', '해무'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컬래버레이션 신곡답게 이순신 장군을 연상시키며 묘한 전율을 선사했다. 이뿐만 아니라 안예은 '창귀', 오은철 밴드 연주곡도 관객을 또 다른 세계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앙코르 무대에선 Nightwish 'Wishmaster', Muse 'Survival',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곡 'The Phantom of the Opera' 등 다섯 곡이 더해져 포만감 가득한 공연으로 마무리 됐다. 'The Phantom of the Opera'에선 팬텀과 크리스틴 남녀의 음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강형호의 장점을 그대로 과시하기도.
보컬은 강형호 홀로였음에도, 그는 폭넓은 음역대와 장르로 전혀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 공연을 선보였다. 강형호의 지치지 않는 에너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유머러스한 소통, 관객 배려 등도 돋보였다.
한국 가수 중 어느 누가 감히 뮤즈의 노래를 콘서트에서 도전할까 싶지만 강형호가 보기 좋게 이를 소화해 박수를 유발했다. 그의 보컬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제 2의 뮤즈'를 엿볼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 강형호 콘서트에선 조명, 레이저, 영상 그래픽이 여느 큰 공연을 뛰어넘을 정도로 아낌없이 투자됐는데, 2015년 뮤즈 첫 내한공연 당시의 레이저 감독이 강형호 단독 콘서트 레이저 감독을 맡아 뮤즈 공연의 분위기를 재현할 수 있었다.
빈틈없는 시청각 감동이 이번 강형호 콘서트의 재미를 끌어올렸는데, '슈퍼밴드2' 우승팀 크랙실버의 오은철이 음악감독으로 나서 PITTA 밴드와 적극적인 관객 소통을 한 점도 재미의 부분을 차지했다.
4500명의 관객과 함께 했던 강형호의 세종문화회관 콘서트는 "음악과 연출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는 극찬을 받은 바. 강형호는 앙코르에서도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크로스오버 가수와 또 달리 로커로서의 활동도 기대케 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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