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반도체 뺀 제조업 계속 뒷걸음질, 돌파구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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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기둥인 반도체 산업이 살아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업황은 여전히 냉랭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와 나머지 제조업의 온도 차를 말해주는 수치였다.
그렇지만 반도체만으로 우리 경제가 먹고살 수 없다는 것도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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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 대비, 과제 험난
통계청에 따르면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과 반도체를 뺀 제조업의 생산 동향이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체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2·4분기를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반도체를 뺀 제조업은 이 기간 3분기 연속 감소세였다. 반도체만 호황이었던 팬데믹 시절까지 합치면 반도체 외 제조업은 수년째 침체 터널에 갇힌 신세로 볼 수 있다.
새로운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2차전지 생산이 줄었고 화학제품, 자동차 부품업 등에서 광범위하게 부진이 확인됐다. 제조업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를 봐도 뚜렷하다. 반도체 업황이 호조세를 보였던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확산지수는 12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반도체와 나머지 제조업의 온도 차를 말해주는 수치였다.
2차전지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것도 뼈아프다. 더욱이 2차전지는 지난해 수출시장에서 8년 만에 성장이 꺾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2차전지 수출액이 98억3000만달러로 100억달러 고지 앞에서 결국 물러섰다. 올 들어선 뒷걸음질 속도가 더 빠르다. 지난 1월 2차전지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6%나 감소했다. 전기차 수요둔화, 중국 업체의 파상공세에 따른 것인데 이를 뛰어넘을 전략이 절실하다.
국가안보와도 직결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지만 반도체만으로 우리 경제가 먹고살 수 없다는 것도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다. 제조업 전체가 살아나야 일자리에도 훈풍이 불고 가계소득 증대, 내수회복으로 이어진다. 반도체는 높은 부가가치에도 고용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표적 자본집약형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지난해 1·4분기부터 4분기째 감소세인 것도 이런 영향 때문이다.
갈 길은 먼데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엄혹하다. 미국발 고금리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빚더미 기업들의 부실뇌관 역시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미중 패권갈등은 더욱 첨예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리스크까지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하면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최근 언급했다. 중국과 무역을 뗄 수 없는 우리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반도체·중국 의존도를 낮추면서 제조업 전체를 키우는 지혜로운 정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초격차기술 개발에 아낌없이 지원해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지금보다 두배, 세배 노력을 더 해야 할 것이다. 신산업의 진입을 가로막는 규제는 정부가 앞장서 제거해야 한다. 말로만 규제철폐로 지금의 위기를 이길 수 없다.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걸맞은 민첩한 대응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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