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민식 "작품마다 사람과 삶에 대해 연구…죽어야 끝나는 공부"

강지영 2024. 2. 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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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진짜가 되는 묘한 마법'…진정성으로 꽉 찬 배우 최민식
"오컬트 영화 '파묘', 감독 믿고 선택…굳은살 박힌 대본"
"무속인 역할 김고은, 눈에 흰자가…적극적·대담한 연기"
■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진정성. 오늘 모신 배우의 연기 철학을 관통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배우 최민식 씨를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제가 맞게 소개한 게 맞을까요?

[최민식/배우 : 초반부터 너무 과찬을 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앵커]

진정성을 항상 강조하셔서 한번 살짝 넣어봤습니다. 최민식 배우님의 캐릭터들이 하는 대사들이 이제 유행어가 되기도 하잖아요. 알고 계십니까? 혹시 보시면 무슨 생각을 하실까 저 항상 궁금했거든요.

[최민식/배우 : 에이 저거 나랑 별로 안 똑같아요. 뭐 이런 거…]

[앵커]

누구 마 서장 마 막 이런 거 할 때마다, 그럴 때마다 너무 많이 다 따라하니까, 너무 명대사다 보니까.

[최민식/배우 : 그러니까 그만큼 어떻게 보면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이렇게 잘 봐주신 거잖아요. 재미있게 봐주신 거고 지금까지도 그런 식으로 소비되는 거에 대해서는 뭐 저는 뭐 아무 불만 없어요. 근데 이제 다시 이미지가 재생산되고 또 지금 현재 캐릭터와 비교가 되고 뭐 이런 것들은 좀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죠.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하겠어요? 제가. 그걸 받는 거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좋아요. 마음껏 즐기시고. 제 직업이 그런 걸 어떻게 하겠어요. 네.]

[앵커]

그리고 이번엔 데뷔 35년 만에 처음으로 오컬트 장르 영화 <파묘>로 돌아오셨습니다. 근데 원래 무서운 영화 안 좋아하신다면서요. 근데 오컬트는 좀 무서운 게 담겨 있잖아요. 그런데 이 작품을 선택하신 이유가 그럼 뭐였을까…

[최민식/배우 : 그런 거 있잖아요. 싫은데 괜히 또 궁금하고. 근데 사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장재현 감독 때문이에요. (감독님 때문이다.) 네, 그러니까 그 전작 <검은 사제들>하고 <사바하>라는 영화를 너무 잘 봤어요. 근데 이제 저한테 하자고 연락이 온 거예요. 그래서 이번엔 뭐냐 그랬더니 이번엔 풍수사라는 거예요. 아 그래요? 그래서 대본을 봤죠. 근데 그러니까 고민한 흔적이 보여요. 책에서. 그리고 아 얼마나 발로 뛰면서 자료 조사를 했는지도 보이고. 그게 이제 굳은살이 보이는 거예요. 이 책에, 글들에.]

[앵커]

멋진 표현이네요. 굳은살이 보이는 대본이다.

[최민식/배우 : 그러니까 내가 풍수사를 꼭 내가 해야 되냐 그러니까 나보고 꼭 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맨입으로 안 된다. 그랬더니 술 몇 잔 사는 바람에 그냥 홀라당 넘어갔죠.]

[앵커]

최민식 배우를 섭외하기 위해선 그게 약간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되는 또…

[최민식/배우 : 아유 그럼요. 세상의 이치가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앵커]

어쨌든 하지만 가장 주안점을 뒀던 건 굳은살이 보였던 그 대본이었다. 캐릭터가 땅을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여쭤보고 싶었어요.

[최민식/배우 : 그러니까 극 중에 제 캐릭터가 한 40년을 이제 풍수사로 살아온 사람인데 어떻게 보면 좀 뭐라 그럴까 타성에 젖기도 하고 속물근성도 있고. 결과적으로는 그래도 땅에 대한 예의가 있는 사람이에요. (예의가 있는 사람.) 근데 이제 그게 영화 속에서 보여지죠. 그리고 그 사람의 어떤 철학 가치관이. 그게 없으면 안 되는 드라마거든요. 이 영화가.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제가 장재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게 오컬트 영화지만 그런 가치가 있어요. 그러니까 신, 인간, 어떤 자연 이거에 대한 아주 끈끈한 애정이 있어요.]

[앵커]

그게 최민식 배우님께서 항상 강조하시는 진정성과 맞닿아 있는 얘기이기도 하네요.

[최민식/배우 : 진정성이라는 거는 사실, 어떤 허구의 얘기를 우리는 표현하는 건데, 허구의 인물을. 근데 그게 사기가 되지 않으려면 내가 믿고 해야 되거든요. 그리고 그 안을 관통하는 가치와 철학이 있어야 되고, 그러니까 참 이게 중요, 뭐라고 그래야 되나. 외로운 순간인데. 정말 외로운 순간이에요. 카메라 앞에 딱 서서 크랭크인이 돼서 레디 액션 했을 때 무조건 그 인물이 돼 있어야 돼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프로 배우라면. 그러니까 그 순간에는 감독이랑 아무리 얘기를 많이 하고 원작을 아무리 많이,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원작을 뭐 골백 번을 읽었다 한들 그 순간에 그 인물이 안 되면은 아무 소용없는 거예요.]

[앵커]

그렇게 사랑하는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 배우에게 최민식 배우의 얼굴로 담는 순간 모든 게 진짜가 되는 묘한 마법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최민식/배우 : 역시 내가 술 산 보람이 있구만.]

[앵커]

배우와 감독이 서로 이렇게 통하는 게 있기 때문에…

[최민식/배우 : 그게 그런 게 느껴질 때 참 뭐라고 그럴까 작업이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예요. 서로 말을 막 이렇게 많이 하지 않아도. 아 저 사람이 무슨 생각하고 있고 아 네가 뭘 원하는지 또 내가 어떻게 어떤 생각으로 연기를 했는지를 이제 알아요. 예. 그런 그렇게 만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앵커]

첫 촬영 들어가시기 전에도 좀 긴장을 하세요? (그럼요. 그럼요. 긴장하죠.)

[최민식/배우 : 긴장하기 때문에 후배들이나 선배들하고 동료들하고 장난치고 웃고 떠드는 거예요. 그걸 풀어버리려고. 이건 나만이 아는 얘기인데.]

[앵커]

영업 비밀입니까? 그럼 이 <파묘>라는 작품을 통해서 최민식 배우가 전달하고 싶었던 대중에게 와닿았으면 좋겠는 그런 메시지가 있다면 뭘까요?

[최민식/배우 : 오컬트에서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장르를 개척하고 있는 연출가가 장재현이잖아요. 요번에는 어떤 장재현의 마법이 펼쳐질까 예 요런 요런 궁금증을 갖고만 오셔도 될 것 같아요. 예. 저희는 부수적인 거고. 저희 배우들은. 뭐 아니 모르겠어요. 김고은은 다르죠. 김고은은 진짜 이번에 장난 아니었습니다. 예. 근데 최민식은 그냥 숟가락만 얹고 가는 거였고…]

[앵커]

오히려 김고은 배우가 더 활약이 대단했다.

[최민식/배우 : 흰자가 보였다니까 흰자가. 그 촬영할 때. 그래서 야 저 큰일 났다. 저거 해진이하고 옆에 우린 진짜 그야말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그 신 찍을 때는 야 저거 큰일 났는데 저거 어떡하냐 저거 막 우리 둘이 그런 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만큼 대담하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아주 디테일하게 그 무속인 역할을 했어요.]

[앵커]

항상 영화를 통해 좀 배우신다고 하셨잖아요. 이번 <파묘>라는 영화를 통해서 그 어떤 걸 또 최민식 배우는 얻으셨을까…

[최민식/배우 :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제가 연기생활을 하면서 얻는 거는 사람이에요. 사람을 알아가고 사람에 대해서 연구하고 아 그래서 또 삶에 대해서. 그래서 영화가 공부인 것 같아요. 이게 무슨 뭐 어떤 작품이 흥행이 되고 뭐 안 되고 뭐 이런 차원이 아니라. 이게 사람 얘기를 다루는 거잖아요. 아무리 뭐 오컬트다 뭐다 할지라도 다 사람의 상상력 속에서 나오는 거고. 그러니까 이게 이게 이건 죽어야 끝이 나는 공부인 것 같아요. 진짜로.]

[앵커]

20년 전 인터뷰에서 꽤 오래된 인터뷰입니다. 당신의 계절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항상 여름이다. 뜨거운 가슴으로 하루하루 일에 몰두할 때다라고 답하셨습니다.

[최민식/배우 : 야. 우리 강 앵커님이 20년 전 제 뒷조사도 하셨네요.]

[앵커]

요즘은 뭐 인터넷이라는 게 있어서요. 선생님. 조사하면 다 나오더라고요. 그럼 상당 시간 지금 시간이 흘렀습니다. 최민식 배우의 지금의 계절은 무엇입니까?

[최민식/배우 : 여름은 아닌 것 같고 가을?]

[앵커]

가을이요?

[최민식/배우 : 단풍도 아름답고 또 이렇게 막 열매도 맺고. 그냥 예 먹을 것도 많고. 여유 있고. 뭔가 생각하고 가을이 좋잖아요. 예.]

[앵커]

최민식 배우의 연기 인생이 35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무르익어가는 그때다.

[최민식/배우 : 네 그럼요. 그래도 나름대로 좀 경험을 했다고 이해의 폭도 넓어진 것 같고. 그 어떤 유형의 삶 어떤 유형의 인간들이 저한테 와도 좀 더 예전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들여다볼 것 같고. 네.]

[앵커]

저희가 그럼 앞으로도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칭해도 될까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최민식 배우님과 함께 인터뷰 나눠봤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최민식/배우 : 아 끝나는 거예요? (네) 아쉽네.]

[앵커]

아쉬운가요? 감사합니다.

[최민식/배우 :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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