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받았다" 방출될땐 상상도 못한 일…37세+1년 뛴 팀에서 다년계약 쾅. '기세+베테랑' 가치 인정받았다 [인터뷰]

김영록 2024. 2. 4.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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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에서 선물을 주셨다. 감사드린다."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롯데 자이언츠 김상수(37)의 표정이 유독 밝았던 이유가 있다.

롯데 구단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김상수와 2년 최대 6억원(연봉 4억원, 인센티브 2억원)의 다년 계약을 맺었다.

롯데 구단의 다년 계약은 이처럼 김상수가 보여준 퍼포먼스와 팀을 이끈 리더십에 대한 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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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 출국전 인터뷰에 임한 김상수. 김영록 기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구단에서 선물을 주셨다. 감사드린다."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롯데 자이언츠 김상수(37)의 표정이 유독 밝았던 이유가 있다.

롯데 구단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김상수와 2년 최대 6억원(연봉 4억원, 인센티브 2억원)의 다년 계약을 맺었다.

2022시즌을 마친 뒤 SSG 랜더스에서 방출될 때만 해도 미래가 어두웠다. 8경기 8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불과 3년 전인 2019년 홀드왕(40개), 평균자책점 2.89의 철벽 불펜이었던 그에겐 견디기 힘든 추락이었다.

하지만 근성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그다. 김상수는 롯데 이적을 택했고, 66경기 52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1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완벽 부활했다. 필승조, 필요하다면 마무리 역할까지 맡길 만큼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말그대로 히트작이자 '방출선수 신화'였다.

롯데 김상수. 스포츠조선DB

롯데 구단의 다년 계약은 이처럼 김상수가 보여준 퍼포먼스와 팀을 이끈 리더십에 대한 보답이다. 지난 퍼포먼스에 대한 보답은 물론, 리스펙트를 표함으로써 안정감을 주고자 한 것. 불펜의 리더로서 자신의 노하우를 젊은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전수하는 모습에 구단 수뇌부도 적지 않은 감동을 받았다는 후문. 롯데를 대표하는 단어로 자리잡은 '기세'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팀에 헌신하는 마음이 크고, 위기에도 베테랑답게 대처하는 능력이 있다. 우리 불펜을 이끌어줄 리더로서, 선수들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김상수는 "정말 중요한 1년이었는데, 잘해서 좋았다. 새 시즌은 내겐 또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31일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이 인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괌으로 출국했다. 김상수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1.31/

"어느 팀도 변화를 피할 순 없다. 변화하지 않으면 뒤처질 뿐이다. 계속 새로운 길을 가고, 또다른 팀으로 태어나야한다. 롯데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장점은 살리고 아쉬운 부분은 또 보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올해 유독 베테랑들의 잇따른 영입이 눈에 띈 롯데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FA 내야수 김민성이 합류했고, 2차 드래프트로 오선진과 최항이 더해졌다. 지명권 트레이드로 진해수, 방출 선수 영입으로 임준섭 등 좌완들도 보강했다. 김태형 감독과 함께 가을야구를 향해 달리겠다는 속내가 담겼다.

김상수는 "구단의 생각을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을 거다. 여러 팀에서 선수들이 모였지만, 한 팀으로 잘 맞아야한다. 그걸 위한 자리가 스프링캠프"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롯데 김상수. 스포츠조선DB

특히 김민성과는 2018년까지 함께 뛰었던 히어로즈 시절 이후 다시 만났다. 김상수는 "올겨울에 꼭 롯데 왔으면 했던 선수"라며 "좋은 영향력을 보여줄 거다. 롯데도 (영입을)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초 롯데 구단 유튜브를 통해 전준우 정훈 유강남 노진혁까지 베테랑들이 하나로 뭉쳐 등산을 하며 가을야구를 결의하는 모습이 담긴 바 있다. 김상수는 "등산을 즐기진 않았다. 너무 힘드니까"라면서도 "단순히 걷고 뛰는 과정이 아니지 않나. 서로 의지하면서 올라가고, 또 준우형이 위에서 끌어주는 그 자체가 의미가 컸다"고 돌아봤다.

스프링캠프 훈련에 임한 김상수.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2021년 이후 부진하면서 마음이 힘들 때 강화도에서 산을 타면서 남다른 보람을 느꼈다. 경기에서 보여주진 못했지만, 등산을 통해서 정상을 찍으니까 자존감도 커지고, 자신감이 생기더라. 그 마음을 다함께 느끼고 싶었다."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도 컸다. 김상수는 "프로 선수는 팬들로부터 받은 만큼 돌려줘야한다. 기본적으로 몸에 밴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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