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중텐트' 반쪽 출범, '빅텐트'까지 산 넘어 산

이낙연-비명계 '새로운미래' 창당, 이원욱.조응천 불참 속 개문발차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중심의 미래대연합과 이낙연 인재위원장이 이끄는 새로운미래가 4일 공동 창당대회를 열었다. 당명은 '새로운미래'이며, 이 위원장과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공동대표다.

그러나 김종민 대표와 함께 미래대연합을 결성했던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통합에 반발해 합류를 거부하면서 '반쪽짜리' 출범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등과 '빅텐트' 구성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당 공동창당대회를 갖고 통합했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공모를 거쳐 선호도가 높은 '새로운미래'를 당명으로 채택했다.

또한 이낙연, 김종민 공동대표를 선출했으며, 당 대표와 책임위원으로 구성되는 집단지도체제의 추가 구성은 당 대표에게 위임키로 했다.

이낙연 대표는 "망국적인 양당 독점의 정치구조를 깨트리겠다"며 "모든 것이 불안한 윤석열 정부를 가장 준엄하게 심판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부패와 부도덕의 늪에 빠진 민주당을 대체하겠다"고 했다.

그는 "양당독점의 정치구도를 깨려면 그 뜻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협력해서 국민의 마음 얻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통합된 새로운미래를 신속하게 활성화시키면서 외연을 더 넓히고 협력과 연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원욱, 조응천 의원의 불참과 관련해 "오늘 아침에 통화도 했지만 뜻밖이다"며 당혹감을 보였다.

김종민 대표도 "(창당대회) 1시간 전까지 함께해주기로 했는데, 직전에 생각이 달라져서 너무 아쉽다"며 "다시 한 번 토론해보면서 함께갈 수 있도록 대화를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이, 조 의원이 불참 사유로 '원칙 없는 흡수통합'을 언급한 데 대해선 김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창준위에서) 합의된 원칙대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마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적지 않은 이견 인정해야", 금태섭 "통합 못하면 모두 패배자"

우여곡절 끝에 '중텐트' 구성의 첫 발을 뗐으나, 이·조 의원의 이탈을 비롯해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금태섭 대표가 중심인 '새로운선택' 등 제3지대 세력의 '빅텐트' 전망은 불투명하다.

현재까지 '빅텐트' 참여가 거론되는 제3지대 세력은 '새로운미래'를 비롯해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선택' 등 3개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이준석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등이 모두 참석해 연대 의지를 보였다.

축사에서 이준석 대표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않으면 개문발차했을 떄 제3지대가 얼마나어려운지 체험적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서 저희가 가진 이견이라는 것이 작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적지 않은 제3지대 내부 갈등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무턱대고 합치면 이긴다는 얘기에서 거리를 두고 빠르게 공통분모를 합의할 수 있느냐를 두고 진지한 대화를 해야한다"면서 "설이 다가오는 속에 서로 간의 대화를 시작할 떄"라고 했다.

금태섭 대표도 "지난 한달 간 제3지대 모습은 주도권 다툼이었다. 뺄셈의 정치였다"며 "신당이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면서 희망을 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건 기발한 정책이 아니다. 진짜 보수, 진짜 진보하라는 것도 아니다"며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원수처럼 싸우지말고 대화하고 머리를 맞대고 타협하면서 힘을 합치는 정치의 기본을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금 대표는 "우리가 힘을 합치고 통합하지 못하면 우리는 모두 패배자, 루저가 되는 것"이라며 "도대체 무슨 자격으로 아직까지도 '저 사람하고는 못 하겠다', '그런 조건으로는 못 한다', '우리가 주도해야 된다' 그런말 할 수 있나"고 했다.

'빅텐트' 구성을 둘러싼 이견과 더불어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도의 향배와 각 세력에 대한 여론의 호응 등이 제3지대 세력이 마주하게 될 변수로 꼽힌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키를 쥐고 있는 선거제도와 관련해, 양당 독식구조가 강화되는 '병립형 회귀'가 결정될 경우 제3지대 정당의 의석 확보 전망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제3지대 세력에 대한 지지율 정체도 난관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개혁신당과 이낙연 신당에 대한 2월 1주 차 정당 지지도는 각각 3%로 집계됐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임경구 기자(hilltop@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