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종언’ 후쿠야마 “트럼프, 동맹 희생시킬 수도… 韓日도 해당”

조성호 기자 2024. 2. 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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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기고문에서 밝혀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조선일보 DB

사회주의 체제 붕괴와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점친 저서 ‘역사의 종언(1989년)’으로 이름난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올해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그의 미국 우선주의가 동맹국 희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4일 주장했다. 후쿠야마는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올해 각국에서 펼쳐질 선거 가운데 미 대선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는 북한·중국·러시아 등의 독재자가 자국 사회를 제어할 능력이 있다고 칭찬했다”며 “독재자와 거래하는 능력을 자랑하는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도 며칠 만에 종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대외적인 방어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동맹국을 희생시키고 나아가 (동맹의 이익을) 양보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한국과 일본에도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밝혔다. 트럼프와 일부 공화당원이 중국에 강경 발언을 하는 가운데 미국을 위해서는 대만 방어나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의 자유민주주의 동맹에 무엇을 할지 알기 어려운 상황이란 것이다.

후쿠야마는 또 트럼프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탈퇴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집단 안보를 소홀히 하게 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이 경우 나토를 구심점으로 한 유럽과의 동맹이 무너질 수 있다. 실제 트럼프는 2020년 재임 중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게 “EU가 공격받더라도 미국이 도우러 가거나 지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후쿠야마는 트럼프가 ‘경제 국가주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우호적인 민주주의 동맹국과 적대적인 패권주의 국가를 구별하지 않는다. 통상 정책에서 모든 나라가 제재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후쿠야마는 트럼프가 집권한 2017년에도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는 너무나 민감하고 불안정하다”며 트럼프로 인해 민주주의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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