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尹 발언 거칠게 비난 차관은 비공개로 서울 다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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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러시아가 외교 갈등을 겪는 와중에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사진)이 비공개로 방한했던 사실이 4일 확인됐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루덴코 차관은 지난 1일 서울에 도착했고 이튿날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정병원 차관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나 양자 현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협의했다.
루덴코 차관이 한국에 도착한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외교당국이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분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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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밀착 등 양국 현안 협의
北 핵위협 지적 尹에 "편향적"
정부, 주한 러대사 초치 항의
한국과 러시아가 외교 갈등을 겪는 와중에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차관(사진)이 비공개로 방한했던 사실이 4일 확인됐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루덴코 차관은 지난 1일 서울에 도착했고 이튿날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정병원 차관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나 양자 현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협의했다. 그는 방한 일정을 끝내고 4일 오전 러시아로 출국했다. 외교부는 "우리 측은 러·북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 측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며 "러시아 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러시아 측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 "김 본부장이 루덴코 차관에게 '북·러 군사협력을 중단하고 유엔 결의상 의무를 철저히 준수하라'고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측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소통을 지속하는 것이 한·러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에서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루덴코 차관의 방문 시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루덴코 차관이 한국에 도착한 지난 1일(현지시간) 러시아 외교당국이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분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러시아 고위급 외교 당국자가 방한한 상황에서 현지 외교부가 공개적으로 상대국 정상 발언을 직격해 비판하는 '비외교적'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당시 윤 대통령이 최근 중앙통합방위회의 때 주장한 대북 발언을 맹비난했다. 그는 "북한이 '선제적 핵공격'을 법제화한 세계 유일의 국가라고 주장한 윤 대통령의 발언은 노골적으로 편향됐다"며 북한을 편들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미국과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의 뻔뻔한 정책으로 한반도와 주변의 긴장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유독 혐오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 차관보는 지난 3일 오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그는 러시아 측에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경고했다.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문제가 된 자하로바 대변인 발언을 두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러시아 외교당국의 기본적인 인식이 반영된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제 교수는 그동안 남북한 사이에서 일정한 균형을 유지했던 러시아의 대(對)한반도 외교가 최근 북한 쪽으로 쏠린 점에 주목하며 "한·러 관계가 매우 위험한 상황이고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외교가 일각에서는 한국을 겨냥한 러시아의 강경한 '발언'과 실제 러시아가 보인 '행동'을 구분해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러시아가 내부 상황과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윤 대통령을 거칠게 비난했지만 루덴코 차관을 서울에 보내 한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는 속내를 보인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김성훈 기자 /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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