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제로 美시장서 우뚝설 것"
성장성 인정받은 스타트업
美 제넨텍과 기술개발 계약
자사 플랫폼서 치료제 연구
성공시 최대 8400억원 기술료
"바이오테크의 심장부에서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과 협력 성공 사례를 만들겠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유전자 의약품 개발 스타트업 '진에딧'의 이근우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 회사가 주목받고 있는 것은 지난달 23일 미국을 대표하는 바이오테크 기업 제넨텍과 최대 6억2900만달러(약 8400억원)까지 단계별 기술료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진에딧이 위치한 사우스 샌프란시스코는 제넨텍 본사가 위치한 곳이다. 1976년 창업한 제넨텍이 1978년 이곳에 자리 잡으면서 물류창고만 가득했던 이곳은 전 세계 바이오테크의 가장 큰 혁신 허브 중 하나가 됐다.
이 대표는 "과거 동경해오던 제넨텍과 협력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한국계 바이오테크 기업을 대표하는 성공 사례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한국계 창업자들이 만든 스타트업이 성공한 사례가 나오고 있는데 바이오테크 쪽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싶다는 것이다.
진에딧은 이 대표와 박효민 수석부사장이 UC버클리에서 2016년 함께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진에딧은 2022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인 연구자들을 채용하고 있다. 박 수석부사장이 한국법인 대표를 겸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전자 치료 물질들을 환자의 신체 중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수용성 나노입자 전달체 '나노갤럭시 플랫폼'을 만들었다.
진에딧은 제넨텍으로부터 선급금 1500만달러(약 200억원)를 먼저 받고 연구, 전임상, 임상, 상업화 성공 등 단계별 마일스톤을 달성할 때마다 기술료를 받는다. 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매출 발생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도 받을 수 있다.
양사는 진에딧이 보유한 '나노갤럭시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가면역질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한다. 진에딧은 제넨텍과 협력해 자가면역질환에 사용될 수 있는 수용성 나노입자를 개발하고, 제넨텍은 공동 연구 결과로 만들어진 치료제의 전임상, 임상 개발, 임상 승인, 상업화 등을 맡는다.
이 대표는 "제넨텍이 혁신적이었던 것은 처음으로 단백질 기반 의약품을 만든 회사라는 것"이라면서 "30년이 지난 지금 단백질 기반 의약품이 제약시장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30년은 유전자 기반의 의약품이 중심이 될 것이고, mRNA(메신저리보핵산)를 이용한 코비드(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질병) 백신의 등장으로 이미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자가면역질환은 면역반응 자체를 억제시키는 치료제를 사용해왔다"며 "면역 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가 올라가면서 면역세포에 '공격해'라고 명령을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반대로 공격을 하지 말라고 해서 특정 면역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에딧이 만드는 나노갤럭시 플랫폼은 어떤 유전자 치료 물질이든 필요한 장기에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해지면 훨씬 저렴한 유전자 치료제로 효과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된다. 노벨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 UC버클리 교수와 이 대표가 함께 연구했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전달 기술은 나노갤럭시 플랫폼이 유전자 교정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해 12월 최초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치료제인 '카스거비'를 승인했지만 한 번 적용 시 비용이 220만달러에 달한다"며 "이런 기적적인 기술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진에딧은 현재 세계 최대 제약기업으로 오른 일라이릴리에서 투자를 받았다. 진에딧의 사우스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도 일라이릴리가 육성하는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세쿼이아캐피털, 보우캐피털, DCVC 같은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VC)과 한국 VC들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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