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교 만점! 에너지도 넘쳐” 한화 용병 농사, 올해는 풍년? 26세 MZ 외인에 벌써 푹 빠졌다 [오!쎈 멜버른]
[OSEN=멜버른(호주), 이후광 기자]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타자 요나단 페라자(26)가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사흘 만에 선수단 적응을 마쳤다. 단순히 적응을 마친 수준이 아니다. 한화 간판타자 노시환은 “이제 3일 있었는데 마치 3년은 있었던 선수 같다”라며 활기 넘치는 외국인선수의 합류를 반겼다.
호주 멜버른의 멜버른 볼파크에서 첫 사흘간 스프링캠프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한화. 가장 눈에 띄는 건 새 외국인타자 페라자의 놀라운 적응력이다. 26세라는 젊은 나이에 낯선 팀에 합류했지만 지난 사흘간 이질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기본 한국어 회화는 기본이고, 주장 채은성, 노시환, 하주석, 정은원 등 한화 주축 타자들과도 벌써 친구가 됐다. 국내 선수들이 페라자의 엉덩이를 두드리는 등 먼저 장난을 칠 정도로 사이가 가까워졌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페라자를 보면 애교가 많다. 선수들과 장난도 많이 치더라.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 적응력이 빠르다”라고 놀라워하며 “에너지 있는 선수들은 주변에 에너지를 나눠준다. 그래서 그런 선수가 있는 게 중요하다. 팀 스포츠는 페라자처럼 밝은 선수들이 곳곳에 있어야 한다. 한 명이 우울하면 다 우울해진다. 어두운 선수들은 안 되면 더 어두워진다”라고 페라자의 성격에 합격점을 부여했다.
한화는 지난해 외국인타자로 한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 야심차게 데려온 브라이언 오그레디가 22경기 타율 1할2푼5리 8타점의 부진으로 6월이 되기도 전에 짐을 싸서 떠났고, 대체 외인으로 닉 윌리엄스를 데려왔지만 그 또한 68경기 타율 2할4푼4리 9홈런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타자 덕을 보지 못한 한화 타선은 지난해 팀 타율 꼴찌(2할4푼1리) 불명예를 안았다.
그러나 페라자는 다를 전망이다. 실력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인성은 스프링캠프 사흘 만에 합격점을 받았다. 한화는 실력 이전에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외인을 원했는데 딱 그런 유형의 선수를 데려왔다.
간판타자 노시환은 “페라자와 같은 타격조라 이야기를 정말 많이 한다. 장난기가 너무 많고 밝다. 내가 원하던 성격이다”라며 “작년 외국인선수는 말수도 적고 다 착했다. 그래서 호세 피렐라(전 삼성)와 같은 파이팅 넘치는 게임체인저 유형의 외인을 원했다. 페라자는 새로 온 선수 같지 않다. 3일 있었는데 3년은 있었던 것 같다. 장난기가 딱 MZ세대 우리 또래다”라고 설명했다.
페라자는 최근 같은 타격조에 편성된 채은성, 노시환, 정은원, 하주석과의 내기에서 패하며 사비로 커피를 돌리기도 했다. 노시환은 “작은 공을 치는 컨택 연습에서 커피 내기를 했다. 거기서 페라자가 꼴찌를 해서 커피를 다 사줬다”라며 “스타벅스 커피를 사올 줄 알았는데 편의점 캔커피를 사오더라. 다음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사오라고 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페라자는 지난해 11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약 12억 원)에 한화맨이 됐다. 한화는 당시 “175㎝-88㎏의 작지만 탄탄한 체형에 빠른 배트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다. 열정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젊은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페라자는 코너 외야수이자 우투 스위치히터다. 2015년 미국 시카고 컵스에 입단, 2023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까지 승격해 121경기 타율 2할8푼4리 23홈런 장타율 .534 OPS .922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7시즌 통산 성적은 533경기 타율 2할7푼2리 540안타 67홈런 292타점 69도루 OPS .811다.
페라자는 KBO리그 타석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수 있을까. 최 감독은 “페라자의 장점은 타격이다. 장타력이 있는 선수인데 볼넷 비율도 괜찮다. 보통 장타력이 있으면 볼넷 비율이 낮다”라며 “마이너리그에서 볼넷 평균 이상을 기록했으니 괜찮아 보인다.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주력도 있는 선수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페라자의 타순은 향후 시범경기를 마친 뒤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최 감독은 “볼넷이 많다는 건 자기 존을 형성한 상태에서 나쁜 공에 손이 덜 나간다는 것이다. 페라자는 나이는 어리지만 존을 설정해놓고 공격한다”라며 “하지만 일단은 계속 봐야 한다. 기록 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시범경기를 통해 페라자, 안치홍, 채은성, 노시환의 이상적 조합을 고민해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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