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케이뱅크…몸 사렸던 상장大魚 귀환

오대석 기자(ods1@mk.co.kr) 2024. 2. 4. 17: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IPO시장 달아오르며
兆단위 기업들 속속 상장 노크
작년 12월 첫 흑자성공 컬리
연내 상장예비심사 청구할 듯
케이뱅크도 상장 주관사 물색
업계선 시총 최대 8조 전망

연초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지난해 어려운 시장 환경 탓에 상장을 철회한 기업가치 조 단위 대어들이 잇따라 재시동을 걸고 나섰다. 상장 재추진을 결의한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에 이어 작년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과 이커머스 기업 컬리까지 상장을 위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하는 조 단위 기업 에이피알의 흥행 여부에 따라 대어들의 상장 '재수'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이커머스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내부적으로 올해 상장 추진을 방침으로 정하고, IPO 재추진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컬리는 2022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그해 8월 심사를 통과했으나 지난해 1월 상장 추진 작업을 무기한 연기했다. 컬리는 당시 시장 상황에서 상장을 계속 추진했을 때 희망하는 몸값을 얻지 못할 것으로 보고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컬리는 2021년 12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서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4조원을 평가받았다.

이후 컬리는 구조 개선으로 작년 12월 월 단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했다. 창업 9년 만에 첫 월간 흑자다. 다만 IB 업계에선 이 같은 흑자 전환이 뚜렷한 실적 추세로 이어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만큼 이르면 올해 하반기께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IPO 추진 안건을 의결하고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돌입했다. 케이뱅크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정감사인 신청 및 상장 주관사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재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도 발송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 9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시장 상황 악화로 작년 초 상장 작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최우형 신임 케이뱅크 행장이 취임 직후 "케이뱅크가 고객을 향해 또 한번 도약하는 기회로 IPO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히는 등 상장 재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1년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할 당시 재무적투자자(FI)에게 2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IB 업계에서는 케이뱅크의 몸값으로 6조~8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IPO 최대어로 꼽혔던 서울보증보험도 지정감사인 신청 등 상장 재추진 작업을 추진 중이다. 통상 시장에선 이를 상장을 준비하는 첫걸음으로 이해한다. 서울보증보험은 작년 IPO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10월 수요예측 당시 희망 공모가는 3만9500~5만1800원으로,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약 3조6168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기관 참여가 저조했고, 참여 기관 대부분이 희망 공모가 하단 이하를 써내는 등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IPO 시장 분위기가 작년 12월부터 달아오르면서 대어들의 상장 재추진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간 케이엔에스를 시작으로 LS머트리얼즈와 DS단석이 상장 첫날 '따따블'(주가가 공모가의 4배까지 상승)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올해 첫 상장 기업인 우진엔텍, 26일 조선기자재 업체 현대힘스가 따따블을 기록하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올 정도로 투자심리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만 업계에선 증시가 조 단위 대어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충분히 갖췄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조 단위 대어 중 IPO 흥행에 성공한 곳은 두산로보틱스가 유일하다.

이 때문에 이달 상장에 나서는 조 단위 대어 에이피알이 새해 대형 공모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피알은 2~8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있다. 희망 공모가는 14만7000~20만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1149억~1조5169억원으로 전망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중소형주 중심으로 IPO 시장 분위기가 뜨거워진 적이 있지만, 대형 공모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며 "이달 상장에 도전하는 에이피알과 현재 예비심사 중인 HD현대마린솔루션 등 대어의 흥행 결과에 따라 지난해 상장 철회 기업들의 재도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석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