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어젠다 선도한 신동빈, '롯데 인공지능' 미래 청사진은
"업무 전반 AI 수용성 높이고, '생성형 AI' 등 기술투자 강화" 주문
[서울=뉴시스] 이준호 기자 =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력이 각광을 받는 가운데, 국내 재계도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AI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통 업계에선 롯데가 AI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리테일 테크 전문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진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효율성이 높은 AI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내부 조직부터 신사업 부문까지 변화를 주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올해 신년사와 '2024 상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AI를 여러 차례 언급하며 혁신적인 변화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신년사에서 "롯데는 그동안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 왔다"며 "이미 확보된 AI 기술을 활용해 업무 전반에 AI 수용성을 높이고, '생성형 AI'를 비롯한 다양한 부문에 기술 투자를 강화해 줄 것"을 언급했다.
또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VCM에서는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달라"고 주문했다.
실제 롯데그룹은 최근 AI 사업 컨트롤타워 조직을 본격 가동하며 변화와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노준형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실장(부사장) 산하에 현종도 상무를 팀장으로 하는 TF(태스크포스) 조직이다.
노 부사장과 현 상무는 모두 롯데정보통신 출신으로 이들을 지주사로 영입해 온 만큼 롯데는 AI를 비롯한 IT·DT(디지털전환) 전략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의 장남이자 롯데 오너가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AI 관련 전시를 중점적으로 참관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은 생성형 AI를 도입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전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AI 기업인 업스테이지와 상호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유통 노하우와 고객 구매 데이터에 업스테이지의 AI 기술력을 결합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 AI 기반 고객 상담 등의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를 활용한 수요 예측 기반의 자동 발주 시스템도 개발해 롯데쇼핑 내 유통 프로세스 전반의 효율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또 롯데쇼핑은 고객데이터와 AI 기술, 로봇을 활용하는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Ocado)와 온라인 그로서리 사업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부산의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에서는 데이터 및 AI에 기반한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는 물론, 상품 피킹과 패킹, 배송 노선을 고려한 배차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루어진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을 적용한 CFC를 전국에 6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롯데온은 AI를 활용해 개인화된 마케팅 전략을 구현하고 있으며 KT와 손잡고 롯데마트몰 배송 서비스에 AI 운송 플랫폼을 도입했다.
롯데홈쇼핑은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로 활동해 온 가상인간 '루시'를 홍보모델과 엔터테이너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하는 등 그룹 내에서 AI 사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R&D 조직과 사업본부 인력으로 구성된 AI 전담조직인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인공지능) TFT'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를 활용한 고도화 서비스를 선보인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국내 쇼핑 지형이 변화하면서 유통 기업들이 경영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도입에 더욱 힘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o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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