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손흥민·이강인·황희찬의 존재감…지지 않는 축구 만들다

김창금 기자 2024. 2. 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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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의 극적인 역전 드라마.

클린스만호가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볼 수 없었던 두 차례 막판 뒤집기로 아시안컵 4강에 진출하면서 축구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클린스만호가 조별리그에서 실망스러운 경기(1승2무)를 펼친 뒤, 16강 토너먼트부터 극강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권 수준을 벗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8강전을 앞두고 호주 매체가 한국의 약점으로 감독의 역량을 언급해 클린스만 감독은 자존심이 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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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4강전 요르단 넘으면 결승
세계수준 3인방의 존재감 강렬
손흥민. 도하/연합뉴스

두 차례의 극적인 역전 드라마. 4강에서도 가능할까?

클린스만호가 역대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볼 수 없었던 두 차례 막판 뒤집기로 아시안컵 4강에 진출하면서 축구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대표팀이 노출한 뒷심 부족과 달리, 막판 역전극이 잇달아 펼쳐지면서 ‘지지 않는 팀’의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7일 새벽 0시 카타르 아흐메드 빈 알리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과 결승행을 놓고 다툰다. E조 조별리그 무승부(2-2 무) 뒤 다시 만난 두 팀의 진짜 싸움이다. 축구 통계 매체인 옵타는 한국의 결승행 가능성을 69.6%로 봤다.

또 다른 4강 대진은 이란-카타르(8일 새벽 0시)의 대결로 압축됐다. 개최국 카타르는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우즈베키스탄을 제압했다.

아랍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가 비중동 국가에 어려운 까닭은 4강 진출 4개국 가운데 한국만이 유일하게 포함됐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일본, 호주, 우즈베키스탄 등은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클린스만호가 조별리그에서 실망스러운 경기(1승2무)를 펼친 뒤, 16강 토너먼트부터 극강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권 수준을 벗어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진의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3인방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존재감을 보인다.

손흥민이 3일 호주와의 8강전(2-1 승) 연장 역전 프리킥골은 상징적이다. 상대 수비벽을 넘어 구석으로 꽂힌 킥의 정확도는 가장 필요한 순간에 골을 생산할 수 있는 초특급 선수의 역량을 입증했다. 조별리그에서 페널티킥 2방에 그쳤다는 눈총은 무색하게 됐다. 호주전 후반 추가시간 6분에 단독 돌파로 페널티킥 반칙을 얻어낸 것 역시 판을 결정하는 슈퍼스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외신은 “손흥민의 마술”이라고 표현했다.

이강인. 도하/연합뉴스

이강인은 팬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다. “그가 공을 잡으면 안심이 된다”는 평가처럼, 공을 다루는 기술이 다르다. 호주전에 후반 상대 수비선 뒤쪽으로 들어가는 이재성 앞에 띄워준 감각적인 로빙 패스뿐 아니라 연장 후반 막판 생산한 대포알 왼발 슈팅은 그의 수준 높은 감각을 보여준다. 이강인은 조별리그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트렸는데, 이 또한 클린스만호의 세트피스 무기다.

황희찬은 클린스만호의 토너먼트 전술의 핵심이다. 엉덩이 근육 부상으로 조별리그 마지막 말레이시아전에서 교체 출전한 황희찬은 16강 사우디아라비아, 8강 호주전에 선발 출장해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호주와의 8강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골 득점포는 세계 최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단련된 자신감을 방증한다.

황희찬. 도하/연합뉴스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은 한국의 매서운 공격력의 배경을 “매우 빠른 속도로 경기하는 유럽의 톱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다”라고 분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8강전을 앞두고 호주 매체가 한국의 약점으로 감독의 역량을 언급해 클린스만 감독은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결과로 평가받는 게 감독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을 말처럼 뛰게’ 만들면서, 한국을 64년 만의 우승으로 이끌 명장 후보가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도하/연합뉴스

김대길 해설위원은 “일본은 모든 선수가 잘 하지만, 한국은 한 단계 더 높은 선수 몇몇이 늘 등장한다. 조직적 완성도는 떨어질지 몰라도, 이들에게는 승부를 바꿀 수 있는 개인기가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을 잘 관리하고 헌신적으로 뛰도록 만들고 있다.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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