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100 기후성과]포스코인터·현대차 등 “매출 늘리고도 탄소배출 낮췄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산불·폭염·가뭄·홍수 등 자연재해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현 추세대로라면 지구온난화 마지노선이 10년 안에 도래할 것이라 경고한다. 지구 지표온도가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보다 이미 1.1℃ 상승했는데, 1.5℃를 넘어서면 인류가 멸종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업은 매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한국의 경우 2021년 상위 10개 온실가스 배출 기업의 배출량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온실가스를 10만톤 이상 배출한 기업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4분의 3을 차지할 만큼 배출량이 많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전자신문은 SDX재단과 공동으로 코스피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을 늘리면서도 탄소배출은 줄일 수 있는지 점검하는 기후성과 지표를 만들어 조사·평가했다. SDX재단 탄소감축인증센터는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공시된 2022년 매출·탄소배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출 대비 탄소배출량을 산정하는 '탄소집약도'를 비교·분석했다. 연간 매출(100만원 단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t CO₂-eq 단위)으로 탄소집약도를 산출, 전년 대비 가장 많이 낮춘 순으로 평가했다. 국내 주요 상장사들이 매출을 올리면서도 얼마나 탄소배출량을 낮출 수 있는지를 점검하자는 취지다.
◇포스코인터, 탄소집약도 52% 낮춰…RE100 견인·친환경 철강소재 투자
코스피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탄소집약도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76개 기업은 2022년 탄소집약도가 2021년 대비 1~52% 감축됐다. 17개 기업은 0~122% 탄소집약도가 증가했다
탄소집약도를 가장 많이 낮춘 기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차지했다. 뒤이어 에코프로머티(-48%), 현대차(-47%), 포스코퓨처엠(-45%), 미래에셋증권(-43%), 하나금융지주(-42%), 한국가스공사(-42%), F&F(-41%), SK이노베이션(-40%), 우리금융지주(-38%) 순으로 상위 2~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인터는 2022년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탄소집약도'가 전년대비 52% 낮아지며 가장 많이 줄였다. 그룹사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100%를 사용하는 RE100 수요조사를 거쳐 프로젝트를 다수 발굴했다.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지붕을 활용한 2.2㎿ 규모 태양광발전사업을 추진해 그룹 RE100 달성 기반을 마련하고, 전남신안해상풍력에 대한 환경영향분석도 실시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의 단계적 연료전환 추진을 위한 청정수소 및 암모니아 혼소사업 제반사항을 검토하고 탄소포집저장(CCS) 사업화를 목표로 주요 탐사생산(E&P) 기업과 협력을 추진하며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평판을 쌓은 게 탄소감축에 영향을 미쳤다.
포스코인터는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에 대응해 친환경 소재산업 투자도 확대했다. 태양광 트랙커와 풍력 터빈 제조 글로벌 선도기업에 재생에너지 발전 구조물용 철강재를 판매하고, 전기차 구동모터코어용 전기강판, 배터리팩용 강판 등 친환경차 산업향 철강재를 공급했다. 유망산업으로 CCS, 수소이동, 하이퍼루프 등을 선정해 친환경 산업 신규 수요 개발을 추진했다. 그룹사 이차전지소재 산업 밸류체인 진입을 위한 원료 공급망도 확보했다.
에코프로머티는 리튬이차전지용 양극소재 원천인 전구체뿐 아니라 전구체 원료인 니켈, 코발트 금속을 정제·생산한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며 매출이 2021년 3429억원에서 2022년 1조158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은 3만톤에서 4만6000톤으로 53.3%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출 큰 폭 성장한 반면 탄소배출은 매출 성장 만큼 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현대차는 2022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6개 차종 대상 전과정평가(LCA)를 실시하고, RE100 이행을 위해 체코생산법인 전기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다. 그 결과 매출은 2021년 117조6106억원에서 2022년 142조5275억원으로 21.1%급증했지만 탄소배출량은 오히려 238만4204톤에서 154만499톤으로 급감하면서 제조 대기업이면서도 탄소집약도를 크게 낮췄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탄소배출량이 1114만2956톤으로 코스피 100대 기업 중 현대제철(2850만741), HD현대(2177만4525톤), 삼성전자(1492만2978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았지만, 탄소집약도 증감률은 -40%를 기록하며 9위에 랭크됐다. 탄소배출량이 2021년 1121억494톤에서 이듬해 소폭(6만7538톤) 감소한 반면, 매출은 2021년 46조8534억원에서 2022년 78조569억원으로 66.6%(31조2035억원) 급증했다.
김준범 SDX 탄소감축인증센터장(프랑스 트루아공대 교수)은 “포스코인터내셔널, 롯데지주, 메리츠금융지주처럼 종합상사, 지주사, 금융사 등은 매출은 수십조원이지만 업종 특성상 탄소배출량은 1만톤 미만으로 탄소집약도가 낮게 측정됐다”면서 “반면 SK이노베이션, 현대제철 등 에너지, 철강 분야는 탄소배출량이 수천만톤을 넘다보니 탄소집약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전력·수소 등 탄소집약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신재생·무탄소에너지, 친환경 소재로 전환을 가속화해야한다”면서 “EU CBAM, RE100, CF100 등 글로벌 환경규제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해외 수출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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