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손흥민 울렸던 토트넘 감독 “쏘니, 늦게 복귀해도 괜찮아”

3일(현지시각)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손흥민에게 “진심으로 그가 끝까지 가길 바란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EPL 엑스 갈무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둔 손흥민을 향해 “국가적인 영웅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냈다.

3일(현지시각)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피엘(EPL)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손흥민에게 “진심으로 그가 끝까지 가길 바란다”며 응원을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은 당분간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손흥민이 (오스트레일리아와의 8강전에서) 국가적인 영웅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그의 뛰어난 활약에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카타르 도하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오스트레일리아(호주)를 2-1로 누르고 4강전에 올랐다. 손흥민은 연장 전반 12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로 감아 차 골대 왼쪽에 꽂아 역전골을 터뜨렸다.

2023년7월17일(현지시각) 토트넘 홋스퍼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리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핫스퍼의 프리시즌 경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응원은 그가 2015 오스트레일리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연장전 접전 끝에 한국에 2-1로 승리한 당시 오스트레일리아 축구대표팀 감독이었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 손흥민은 후반 46분 동점골을 넣으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몰고 갔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에 결승골을 내주고 1-2로 졌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얼굴을 감싼 채 엉엉 울었다. 9년 뒤 재대결에서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이번에는 아쉬움의 눈물이 아닌 기쁨의 눈물이었다. 한국은 요르단과 오는 7일 자정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2023년 10월23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풀럼 FC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 중 토트넘 홋스퍼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한편 토트넘은 ‘캡틴’ 손흥민이 아시안컵 출전으로 자리를 비운 뒤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결장한 5경기에서 2승 2무 1패를 기록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3일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EPL 2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에버턴과 2-2로 비긴 뒤 기자들과 만나 고국인 오스트레일리아의 아시안컵 8강 탈락과 손흥민의 조기 복귀 무산에 대한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손흥민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보냈다. 그가 이겨 정말 기쁘다. (한국의) 경기를 보면서 확실히 손흥민은 국가적인 영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가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한 것은 아쉽지만 손흥민은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며 “그가 팀에 조금 더 늦게 복귀해도 괜찮다. 난 손흥민을 사랑한다”고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가 없는 동안 우리는 잘해낼 것이다. 손흥민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