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IPO 테마는 공간 컴퓨팅, 상장 노크 잇따른다
[편집자주] 애플의 새로운 헤드셋 기기 '비전프로'가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공식 출시됐다. 과거 구글이 실험했던 '구글 글래스', 메타가 상용화 한 '퀘스트3'에 이어 삼성전자도 MR(혼합현실) 기기를 준비하면서 현실과 디지털 세상의 소통 방식을 재정의하는 빅테크의 '공간컴퓨팅 기기' 경쟁이 뜨거워지는 흐름이다. PC와 스마트폰에 이어 디지털 디바이스 혁신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공간컴퓨팅 혁명의 현 주소와 가능성을 짚어본다.
올들어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IT·SW 기업은 디지털트윈 솔루션 기업 '이안'과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케이쓰리아이' 2개사다. 이들 기업은 모두 공간컴퓨팅 솔루션 기업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초까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에이트' 역시 디지털트윈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넓은 의미의 공간 컴퓨팅 기업으로 분류된다.
공간 컴퓨팅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컴퓨터와 현실 또는 가상의 물리적 공간과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컴퓨팅을 의미한다. 한 때 증시에 테마로 떴던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MR(혼합현실) 등 메타버스 기술을 비롯해 이안, 이에이트 등 기업의 주 사업인 디지털트윈 플랫폼 등을 아우른다.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이란 단어 그대로 현실 속의 특정 공간이나 사물을 마치 쌍둥이처럼 가상공간에 본떠서 구현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가상공간 속에 구현된 쌍둥이 공간인 만큼 현실 공간에서는 감히 시도하지 못한 다양한 변수를 적용해 실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거 메타버스 테마주로 분류됐던 기업들의 사업이 대개 게임 등 제한된 영역에만 국한됐던 것과 달리 최근 공간 컴퓨팅 기업들은 현실 공간과 밀접한 영역에서 사업을 펼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안은 산업용 디지털트윈 플랫폼 'DT디자이너', 3D 모델의 시각화 플랫폼인 'O·마스터', BIM(컴퓨터 기반 도면설계·시공) 기술을 활용한 현장설계 및 배관설계 솔루션 'C·마스터' 'P·마스터' 등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이안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 적용됐다. 이에이트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메디컬트윈(혈류정보 가상화) 시티트윈(스마트시티) 팩토리트윈(스마트팩토리) 워터리소스트윈(강우 및 수자원관리) 에어로트윈(항공엔진 등 가상화) 등 사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종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디지털트윈 플랫폼에도 이에이트의 기술이 쓰인다. 케이쓰리아이의 메타버스 기술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달 탐사 가상현실 솔루션, 서울특별시 송파일대 역사문화 체험 VR, 한국기술교육대의 가상훈련 콘텐츠, 국방부의 정신전력교육 실감형 디지털 교재 및 '6·25 그날, VR체험' 등이 콘텐츠에 반영됐다.
공간 컴퓨팅 종목의 출현은 IPO 시장에서도 주력군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규 상장을 시도한 IT·SW기업들은 주로 AI(인공지능)을 활용한 보안, 교육, 마케팅 등 솔루션 기업들이었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부분이다. 올해 초 코스피 상장사 롯데정보통신이 CES(미국 소비자가전 전시회)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의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소개한 것도 공간 컴퓨팅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2만9300원이던 롯데정보통신의 주가는 1월 한 때 5만2900원(+80.55%)까지 치솟았다. 현재 다소 조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4만원대 상단에 위치하며 올해 한달만에 40%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관건은 이들 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실적으로 이어질 것인지다. 이안, 케이쓰리아이 등 2개사는 2022년에 각각 306억원, 107억원의 매출에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에이트는 적자 지속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상장한 17개 IT·SW 기업들의 경우 다수가 적자 상태임에도 기술특례 혜택을 받아 상장에 성공했으나 실적 가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가가 고꾸라진 바 있다. 올해 또는 내년 초 상장을 준비 중인 한 공간 컴퓨팅 회사의 임원은 "공간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높아 우호적인 밸류에이션을 기대할 만하다"면서도 "결국은 실적으로 그간의 기대감이 적절했다는 것을 시장에서 증명받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국상 기자 gshw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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