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둔 주말 전통시장 북적…오른 물가에 계산대에서 머뭇
(전국종합=연합뉴스) 설 연휴를 앞둔 마지막 주말인 4일 전국 재래시장과 대형마트는 일찌감치 제수와 선물을 준비하려는 발길로 활력이 넘쳤다.
평소보다 북적이는 인파에 시장과 마트 곳곳이 들뜬 분위기였지만 눈에 띄게 오른 물가 탓에 시민과 상인 모두 마냥 웃지만은 못했다.
호남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광주 양동시장과 광주를 대표하는 수산물 전문 시장인 남광주시장은 설 명절 대목을 맞아 모처럼 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시장 골목마다 가격을 흥정하는 목소리, 양손 가득 비닐봉지를 들거나 손수레를 끄는 손님들로 시끌벅적했다.
전북 전주시 남부시장 상인들도 진열대에 계속해서 상품을 채워 넣으며 명절 대목을 실감했다.
남부시장에서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상 주변도 점심 무렵 허기를 달래려는 손님이 몰리면서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다만 오른 가격표 탓에 시장 분위기가 마냥 넉넉지만은 않았다.
대전 대덕구 오정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한 가족, 연인 단위 시민의 손에는 부드러운 보자기로 포장된 선물 세트와 비닐봉지가 들려 있었다.
제사상에 올릴 사과를 사러 온 손님은 급등한 사과 가격에 놀라며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시장 개장 초기부터 이곳에서 과일 장사를 해왔다는 70대 상인은 "올해 유독 과일이 더 비싸 손님들이 예전만큼 안 사려고 한다"며 "요즘은 실속형으로 품질은 조금 떨어져도 저렴한 걸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시장에 오는 방문객도 확실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명절마다 세종에서부터 이 시장을 찾아온다는 유길순(70)씨는 "제수와 정육, 지인 선물용 과일을 사러 왔는데 확실히 과일값이 많이 비싸졌다"며 "그래도 명절에 지인과 선물을 주고받는 게 정이라고 생각해서 비싸도 매번 좋은 물건을 구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구 중구 서문시장도 장 보러 나온 시민으로 북적였지만, 쉬이 지갑을 열지 못하는 모습은 매한가지였다.
장 보러 온 시민은 가격 앞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흥정하다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이날 서문시장에 장을 보러온 노순자(60)씨는 "물건은 서글프고 가격은 비싸다"라며 "이번 설에는 음식 가짓수를 줄이고 양도 줄일 계획이다. 1천원씩 오르는 게 아니라 2천원, 3천원씩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김서현(51)씨는 "설 전보다는 낫지만, 다른 해보다는 덜하다"며 "요즘엔 제사를 잘 안 지내고, 제사를 지내더라도 가족도 덜 모이니 음식도 적게 한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반여농산물 청과시장을 찾은 김성현(59)씨는 "과일값이 많이 비싸졌다고 해 선물세트를 구매하러 조금 더 저렴한 도매시장을 찾았다"며 "물가가 비싸져 부담되지만, 풍요로운 명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명절 인파를 피해 미리 성묘하려는 추모객도 줄을 이었다.
서울 근교 경기북부지역에 있는 납골당과 수목장 등 추모 시설에는 이른 아침부터 성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파주시에 있는 서울시립 용미리 추모 공원 등 시설을 찾은 성묘객들은 가족이나 친구의 납골당을 찾아 그리움을 달랬다.
경기남부 천주교 용인공원묘원에는 평소 200∼300명대 수준을 훌쩍 넘긴 1천여명의 성묘객으로 붐볐다.
화성시추모공원에도 평소보다 많은 성묘객이 찾아와 제례실에서 차례로 차례를 드리며 가족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충북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도 설을 앞두고 미리 성묘하러 가려는 가족 단위 탑승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청주 목련공원을 찾은 이른 성묘객들은 주차장이 만차인 탓에 인근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 들어가야 했다.
술과 꽃을 손에 든 가족 단위 성묘객들은 산소 앞에 돗자리를 펴거나 한동안 서서 그동안 못다 했던 이야기를 나눴다.
광주 시립공원묘지와 영락공원, 강원 춘천 경춘공원묘원, 경남 창원공원묘원·천자봉공원묘원 등에도 성묘객 발길이 이어지며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었다.
절기상 입춘인 이날 제주목 관아 일원에서는 입춘굿이 진행돼 한 해의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했다.
(손형주 강수환 이영주 정경재 김상연 이상학 윤관식 이성민 정회성 이정훈 노승혁 백나용 기자)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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