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져 관망심리 짙어질 듯 [증시 풍향계]

신하연 2024. 2. 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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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정부의 증시 부양정책 기대감에 주간 기준 2주 연속 상승하며 2600선을 회복했다. 다만 이번 주(5~9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기대 후퇴와 빅테크 기업 실적에 대한 과도했던 기대 조정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9일 2500.65에서 이달 2일 2615.31로 5.52% 상승했다. 주가 상승 폭이 컸던 배경으로는 정부가 이달 중 발표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꼽힌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를 독려·지원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현상)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가치를 개선한 우수 상장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저평가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 등을 기대하는 외국인과 기관 중심 순매수가 집중 유입됐다.

연초 매도 우위였던 기관은 지난 1주일간 1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최근 1주일간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는 올해 누적 외국인 순매수의 55%에 달한다. 그 덕분에 대표적인 저PBR 업종으로 꼽히는 보험, 증권, 은행, 자동차, 지주사 등 주가 상승세가 뚜렷했다.

시장의 관심이 저평가 가치주로 이동하면서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높은 종목으로 구성돼 있는 코스닥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29일 819.14에서 지난 2일 814.77로 오히려 0.53%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에 호재와 악재가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 회복세와 정부의 부양정책 기대감은 호재인 반면, 연준 조기 금리인하 기대 실망과 미국 빅테크 기업 실적에 대한 과도한 기대 조정은 악재 요인"이라고 진단했다.이어 "이번 주는 다소 관망 심리가 강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시가총액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일 단락과 설 연휴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관망 심리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부추긴 수출 회복에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제외한 일평균 수출 증가율이 0.6% 증가에 그치며 전월(10.8%)보다 둔화됐다는 점은 최근 수출 회복이 반도체 부문에 집중돼 있음을 시사한다"며 "반도체 물량 측면에서 수요가 약화될 경우 회복 강도가 시장 기대보다 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주 대비 67.64포인트(1.38%) 오른 4,958.61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지난주 1% 이상 오르며 15,600대로 올라섰다.

미국 지역은행을 둘러싼 불안감은 악재다. 뉴욕커뮤니티뱅크는 부진한 실적으로 지난주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이에 따른 지역은행 불안 사태가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찰스슈왑의 리즈 안 손더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백미러가 아닌 앞유리를 통해 발생하고 있다고 본다"며 "이것은 차라리 시간이 갈수록 점점 끓어오르는 위기이거나 슬로 모션 열차 사고에 가깝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스콧 러브너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주 노트에서 "지금은 고통이 작지만 여기서부턴 커질 것"이라며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수준이고 2월에도 이를 넘어서기엔 장벽이 너무 높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주는 지난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덜한 경제지표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들도 지난주와 비교해 주목도가 낮다. 하지만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주 기업 실적으로 기술업종 외 다른 업종의 건전성이 확인될 수 있다. 미국 산업군 전반적으로 골고루 성장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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