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첫 '역신장' 한국 전기차 시장... 대중화 아직 멀었나

임찬영 기자 2024. 2. 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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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승합·화물·특수차 등 상용차에선 전기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대중화의 척도로 여겨지는 승용차 판매량이 줄면서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승용차의 신규 등록 건수가 11만5756건으로 전년 대비 6.5%가량 줄어든 영향이다.

유독 국내 전기차 시장의 역신장세가 큰 이유는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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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역신장했다. 승합·화물·특수차 등 상용차에선 전기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대중화의 척도로 여겨지는 승용차 판매량이 줄면서다. 다만 업계에선 꾸준히 인프라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올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기차(BEV) 신규등록이 16만2507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1%가량 감소했다. 전기차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승용차의 신규 등록 건수가 11만5756건으로 전년 대비 6.5%가량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승용차 외 승합·화물·특수 등 상용차는 각각 35.7%, 14.1%, 187.5%가량 증가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냈다. 미국·유럽·중국은 여전히 두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유독 국내 전기차 시장의 역신장세가 큰 이유는 전기차 충전소 등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해서다. 인구가 수도권에 밀집돼 있어 충전소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설치돼 있다. 이마저도 아파트, 공공기관, 야외 주차장 등 제한적인 상황이다. 다세대 주택 등 주차공간이 부족한 곳에선 충전기를 이용하기 쉽지 않다.

보조금이 점차 줄어들며 가격 부담이 커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전기차 가격은 내연기관차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시장 초기만 해도 정부 보조금을 통해 차량 구매가를 낮출 수 있었다. 하지만 매년 보조금이 줄어들고 있고 올해도 감소할 전망이어서 전기차 구매 가격은 사실상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친환경 모빌리티 규제혁신방안'으로 소비자 친화적인 수요 기반 확충을 위한 12개 과제를 시행할 방침이다. 노후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하는 사업을 우선 지원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등 이동거점에 급속충전기 설치를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공영주차장에서 전기차 충전 시 주차요금을 면제·할인해주며 전기차를 활용한 개인 간 전력 거래도 허용키로 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역시 올해 전기차 사업 확대에 주력한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200만대 판매를 추진한다. 10년간 연평균 11조원 수준의 투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 기아차도 20206년까지 100만대, 2030년까지 160만대 판매를 목표로 전동화 중심 중장기 사업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KG모빌리티도 토레스EVX, 코란도EV 등 주력 전기차와 함께 픽업 모델 'O100'을 출시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명 '얼리어답터'들이 대부분 전기차를 구매한 상황에서 이제는 일반 소비자들을 전기차에 유입시키는 게 중요해졌다"며 "결국 전기차 관련 인프라가 개선돼야 하는데, 도심 중심으로 설치돼 있는 충전소를 전국으로 확대해 하루빨리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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