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건강보험료 사각지대 지운다… 피부양자는 축소

박미주 기자 2024. 2. 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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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2024~2028년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 발표
과잉의료 이용 시 본인부담 강화, 저이용자엔 보험료 10% 바우처 지원 등 도입
필수의료에 10조원 이상 투입해 보상 강화…비급여·미용시장 관리


정부가 유튜버 같은 일용 근로소득자에 새롭게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형제·자매 등 피부양자는 축소해 '무임승차'를 방지한다. 과다 의료이용자에는 본인부담금을 늘린다.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위해서다. 이렇게 마련한 재원은 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10조원 이상 투입한다. 건보 요양급여비 지불제도를 개선해 필수의료 수가를 높인다.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을 야기하는 비급여 진료의 팽창을 막기 위해 혼합진료를 금지하고 가격 관리에도 들어간다. 의사 외 직역에 미용의료 자격을 허용하는 안도 검토해 미용 시장으로의 의사 쏠림도 완화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4~2028년 건강보험의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필수·지역의료 공백과 필수의약품 부족을 해결하고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게 이번 계획의 주요 목표다. 4대 추진 방향은 △필수의료 공급과 정당한 보상 △의료격차 축소와 건강한 삶 보장 △건강보험의 재정적 지속가능성 제고 △안정적 공급체계와 선순환 구조 마련이다.

사진= 복지부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2026년부터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건보 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정부는 재정 효율화, 수입 원천 확대 등을 추진한다. 소득 중심의 부과 체계를 지속 추진해 유튜버 등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피부양자를 축소한다. 현재 시가 5억8000만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형제·자매도 연소득 2000만원 이하인 경우 피부양자로 등록이 가능한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 365회 초과 외래진료 이용 시 본인부담률은 90%로 높이고 물리치료는 1기관에서 1일 1회 초과 이용 시 본인부담률을 상향한다. 대신 연간 의료 이용이 적은 가입자에는 전년에 납부한 보험료의 10%(연 12만원 한도, 누적 가능)를 병원이나 약국 등에서 쓸 수 있는 바우처로 지원한다.

현재 소득의 7.09%이고 최대 8%로 정해진 건강보험료율 조정과 국고 지원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추진한다. 일본은 보험료율이 10~11.82%, 독일은 16.2%인 점을 감안해 추후 국내도 보험료율 상한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사진= 복지부

건강보험 지불제도 개혁으로 필수의료 보상도 강화한다. 의료 행위별로 수가를 지급하는 행위별 수가의 일괄 인상 구조에서 필수의료 등 저평가 항목을 집중 인상할 수 있도록 한다. 수가 조정체계도 5년에서 2년으로 줄인다. 의료 숙련도, 지역 격차, 당직 시간 등을 반영한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고, 진료량보다 의료 질과 성과 달성에 따라 차등 보상을 하는 대안적 지불제도도 도입한다. 이를 위해 보험재정 내 별도 계정을 두고 총요양급여비용의 2%(약 2조원)를 투입하는 '혁신계정'을 만들어 각종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의료시장을 왜곡하는 비급여 시장의 관리 체계도 마련한다.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 등 과도하게 남용되는 비중증 과잉 비급여 진료는 물리치료 등 급여 치료와 '끼워팔기'를 하지 못하도록 혼합진료 금지 적용을 추진한다. 재평가를 통해 비급여 진료 퇴출 기전도 마련한다. 환자에게 불리한 비급여 선택 방지를 위해 비급여 명칭·분류코드를 표준화하고 항목별 권장가격도 제시할 방침이다. 미용의료는 의사만 가능한 현 시술 자격을 개선해 제도를 마련한다.

필수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국산 원료 사용 시 약가 우대 등 지원책을 강구한다. 국내 필수 의약품 생산 기반 시설 유지를 위해서다. 혁신적 의료기술도 가격 우대 등으로 신속한 도입을 지원한다. 건강보험 데이터 개방·활용도 확대한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꼭 필요한 의료를 튼튼히 보장하고 합리적으로 가격을 조정해 의료 공급을 정상화하겠다"며 "불필요한 의료쇼핑 등 의료 남용은 줄이고 안정적인 공급망과 의료혁신 지원체계를 구축해 미래에도 계속 누릴 수 있는 건강보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 등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되나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영역에는 5년간 10조원 이상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겠다"며 "필수의료 대책이 안정적 재정 지원 하에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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