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무례하고 도 넘은 러시아의 과도한 '북한 감싸기'

연합뉴스 2024. 2. 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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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노골적인 '북한 감싸기'가 도를 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군사적 밀착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넘어 이제는 노골적인 북한 편들기 속내를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는 한마디 하지 않으면서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정상을 겨냥해 비난성 억지 궤변을 펼친 것은 외교적 관례에도 벗어난 진짜 편향적인 행위다.

러시아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 원인과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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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러시아의 노골적인 '북한 감싸기'가 도를 넘고 있다. 러시아가 최근 북한과 군사적 밀착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넘어 이제는 노골적인 북한 편들기 속내를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지난 1일(현지시간)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 지적 발언에 "노골적으로 편향됐다"고 황당한 주장을 펼친 것이 대표적이다. 북한의 잇단 도발과 핵위협에 눈감은 억지스러운 논평은 내용이 부적절한 것은 물론 형식에서도 무례하기 짝이 없다. 우리 정부가 3일 주한 러시아대사를 불러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엄중히 항의한 것은 당연한 조처다.

윤 대통령이 최근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북한 정권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한 비이성적 집단"이라며 "오로지 세습 전체주의 정권 유지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은, 연초부터 도발성 시위를 계속하며 우리를 향해 '전쟁' 위협까지 일삼는 북한 정권의 위협 대비를 강조한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는 한마디 하지 않으면서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정상을 겨냥해 비난성 억지 궤변을 펼친 것은 외교적 관례에도 벗어난 진짜 편향적인 행위다.

러시아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 원인과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이제라도 러시아는 북한과의 불법적인 거래를 끊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올바른 행동에 나서야 한다. 우크라이나전에 필요한 포탄 등을 북한에서 받으면서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을 북한에 전해줄 것이라는 우려도 깨끗이 불식시켜야 한다. 한러 양국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지난 2일 방한해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국이 더이상의 갈등 악화를 막고 관계를 복원할 단초를 찾았길 기대한다.

미국 국무부의 정 박 대북고위관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온라인 인터뷰에서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군사적 행동을 준비하는 징후는 없지만 북한의 위협이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더 커졌고, 우려된다는 평가를 내놨다. 북한의 도발 위협이 더욱 고조될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철저하고 면밀히 대비해야 할 필요성은 그만큼 절실해진다. 정부는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국제 사회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외교적 상황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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