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스마트폰, 그다음은?…현실과 디지털 잇는 '컴퓨팅'의 진화
[편집자주] 애플의 새로운 헤드셋 기기 '비전프로'가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공식 출시됐다. 구글이 실험했던 '구글 글래스', 메타가 상용화 한 '퀘스트3', 이어 삼성전자도 MR(혼합현실) 기기를 준비하면서 현실과 디지털 세상의 소통 방식을 재정의하는 '공간컴퓨팅 기기' 경쟁이 뜨거워지는 흐름이다. PC와 스마트폰에 이어 디지털 디바이스 혁신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공간컴퓨팅 혁명의 현 주소와 가능성을 짚어본다.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의 시대가 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 애플 스토어에서 '비전 프로(Vision Pro)'를 출시하겠다고 알리며 이처럼 밝혔다.
과거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존재했던 것처럼, 애플의 헤드셋 신제품 비전 프로를 세상에 없던 완벽히 새로운 기기라고 할 수는 없다. 구글은 일찌감치 2011년 기기 '구글 글래스'를 공개했다 접었고, 메타는 '오큘러스(Oculus)'를 시작으로 '퀘스트3(Quest3, 2023년 10월 출시)까지 헤드셋 제품을 밀고 있다. AR·XR·MR·VR(증강·확장·혼합·가상현실) 기반의 미래형 기기에 대한 도전은 애플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애플이 공개한 '비전프로 가이드' 영상을 살펴보면, 비전프로를 쓴 남성의 눈앞에는 집안의 거실이 그대로 존재하고, 동시에 허공에는 메일·메시지·사진·뮤직·사파리(iOS의 모바일 웹브라우저) 등이 떠 있다. 책상에 앉아 왼쪽에는 뮤직 앱을, 오른쪽에는 메일을 몰아 놓고, 정면에는 웹브라우저를 띄워 작업할 수 있다.
또 엄지와 검지를 오므려 마치 꼬집는 듯한 손짓의 핀치(Pinch), 실행 중인 앱을 끌어당기는 드래그(Drag) 등 간단한 조작만으로 앱을 실행하거나 종료할 수 있다. 마치 2002년 할리우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허공에 떠 있는 가상 컴퓨터 화면을 손짓만으로 조작했던 것과 비슷하다.
그간 인류는 PC와 스마트폰 앞에서 목을 수그린 채 온종일 화면을 들여다보곤 했지만, 앞으로는 공간컴퓨팅을 통해 '거북목'에서 해방될지도 모를 일이다. 당장 엔터테인먼트는 공간컴퓨팅이 활용될 대표 분야로 꼽힌다. 눈앞에 아이맥스(IMAX) 영화관 이상의 실감 나는 환경이 제공된다. 무한한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사업 분야에서 즉각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미국의 ICT(정보통신기술) 컨설턴트인 캐시 해클은 ABC뉴스에 "공간컴퓨팅은 사용자가 기술에 적응하도록 요구하는 대신 사용자에게 적응하기 시작하는 기술로, 이 모든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결국 시계와 자동차까지, 모든 인터페이스가 공간컴퓨팅 장치로 변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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