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복불복 ‘무전공 입학’···“중도 탈락률, 대학 평균의 최대 5배”

종로학원 지난해 대학별 공시자료 분석 결과
주요대 무전공 학생 중도 탈락률, 평균의 2~5배
“부적응 또는 학과 배정 문제가 원인일 것”

주요대 무전공학과 중도탈락률 분석자료. 종로학원 제공

주요 대학에 무전공으로 입학한 후 중간에 학교를 떠나는 학생 비율이 평균 중도 탈락률보다 최대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과를 선택할 때 원하는 곳에 배정되지 않으면 반수 등을 하기 위해 학교를 그만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 등 5개교에서 ‘자유전공학부’ 또는 계열·단과대학 단위 ‘광역선발’ 모집단위의 중도 탈락률이 해당 대학 전체 평균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탈락은 대학에 다니는 학생이 대입 재도전을 위해 자퇴를 하거나 휴학 후 복학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제적된 경우를 뜻한다.

지난해 공시된 2022년 서울대의 중도 탈락률 전체 평균은 1.9%인데 국어국문학과, 역사학과 등을 광역선발하는 인문계열은 이보다 2.6배 높은 4.9%였다. 연세대는 융합과학공학부의 중도 탈락률이 15.6%로 평균(3.0%)보다 5배 높았고, 글로벌인재학부(6.2%)와 융합인문사회학부(4.8%)도 평균 이상이었다. 고려대도 자유전공학부의 중도 탈락률이 5.8%로 평균(3.4%)보다 높았다.

성균관대는 자연과학계열 14.2%, 공학계열 12.4%, 인문과학계열 6.3%, 사회과학계열 6.1%로 평균(3.2%)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서강대는 인문학부의 중도 탈락률(14.0%)이 평균(3.7%)보다 4배 가량 높았고, 사회과학부(10.3%)도 평균의 약 3배였다.

무전공 체제에서는 학생들이 전공을 선택할 때 원하는 학과에 배정되지 못하는 등 변수가 발생하면서 중도 탈락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중도 탈락의 원인은 대부분 학과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과를 배정받는 데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하는 학과에 배정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면 중도 탈락이 매우 높게 형성되는 대학들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교육부 지침에 맞춰 무전공(자유전공) 선발을 더 확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30일 교육부는 최대 25% 이상 무전공 선발을 하는 대학에 재정지원 규모를 늘리는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육성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가산점을 받은 대학은 그렇지 않은 대학보다 약 30억~40억원을 더 지원받게 된다. 이에 따라 재정난에 시달리는 대학들은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무전공 선발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회원대학 135개교 중 104개교(77%)가 자유전공 모집단위를 신설하거나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