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중부서 대규모 산불...최소 51명 사망
칠레 중부 발파라이소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민가로 번지면서 최소 51명이 숨지고 주택 3000여채 이상이 파괴됐다. 최근 남미에서는 기후 위기로 인해 산불이 빈번해지고 그 강도도 치명적으로 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칠레 재난당국은 최근 중부 발파라이소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이날까지 최소 5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칠레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산불로 평가된다.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칠레에서는 최근 유난히 기온이 높았던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 총 92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가장 심각한 산불은 발파라이소주의 킬푸에시와 비야알레마나시 인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주택 3000~6000채를 포함해 최소 8000㏊(약 80㎢)가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주민 수천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으며, 1400여명의 소방관을 산불 진압에 투입할 예정이다.
발파라이소는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116㎞ 떨어진 해안 마을로, 여름 동안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여름 휴가 기간을 맞아 이 지역을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도 이 지역의 불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겹쳐 재난 당국은 통제에 고충을 겪고 있다. 칠레 정부는 향후 화재 사망자 수가 훨씬 더 높은 수치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칠레를 비롯한 남미 지역에서는 최근 기후위기로 인해 규모와 강도가 커진 산불이 대형 재난으로 악화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남미 서부 지역은 엘니뇨(적도 부근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 영향으로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가뭄까지 겹치며 작은 불씨도 큰 불로 번지고 있다. 콜롬비아에서도 한낮 기온이 40도까지 오르는 폭염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1만7000㏊(약 170㎞) 넘는 숲이 화마에 휩싸였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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