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해 끼치면 즉각 대응"…美, 피의 보복 작전 시작
오스틴 "갈등 원하지 않지만 미군 공격 용납 않을 것"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를 공격한데 이어 이란 지원을 받는 예맨의 후티 반군을 공습했다. 친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미국의 반격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영국군과 함께 예맨 13개 지역에 있는 후티 반군의 무기저장고 등 36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전날 시리아와 이라크 내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과 민병대의 7개 지역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공습한 데 이어 연이틀 중동 지역 반격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중동 주둔 미군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한 대응작전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것이 우리 대응의 시작"이라며 "미국이 지역에서 갈등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미군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에 있는 시리아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전날 미군 공격으로 2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라크 정부는 미국 공습 후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공격은 역내 긴장과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공격을 막야한 한다"고 반발했다. 러시아도 안보리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안보리는 5일 회의를 열어 미국의 이라크·시리아 공격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군 시신 이송 끝나자 연이틀 공습
미국이 친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보복 공격이 본격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중동에 주둔한 미군이 사망한 데 대한 대응이다. 미국은 확전을 방지하기 위해 친이란 민병대의 근거지를 정밀 타격하는 방향으로 잡았지만 자칫 이란의 본격 참전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군은 3일(현지시간) 영국군과 함께 예맨의 후티 반군 거점을 공습했다. 13개 지역에 있는 후티의 무기 저장고, 미사일 발사대, 방공시스템 등 30개 목표물을 겨냥했다. 영국,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도 작전에 참여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란 지원을 받는 후티 민병대는 홍해를 통과하는 미국 및 국제 선박에 대해 무모하고 불안정한 공격을 하고 있다"며 "이번 공습은 후티의 공격 능력을 저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는 후티 반군이 국제 선박 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CNN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이번 주 초에 후티 공격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은 이라크 및 시리아에서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공습했다. 친이란 민병대가 요르단 주둔 미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해 미군 3명을 숨지게 한 것에 대한 보복 대응 차원이었다. 이날 공격은 사망한 미군들의 시신이 미국 본토로 송환된 직후에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미군은 본토에 있는 전략폭격기 B-1랜서 등 전투기와 125개 이상의 정밀 무기를 이용해 친이란 무장세력의 7개 거점, 85곳 목표물을 타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대응은 오늘 시작됐으며 우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도 브리핑에서 "공격은 오늘 시작했지만 오늘 끝나지 않고 추가적인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확전 방지한다지만 이란 대응 주목
미국은 확전은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을 해치면 대응하겠지만 미국은 중동이나 세계 다른 곳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도 "이란과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이번 공격의 목적은 이란과의 전쟁이 아니라 IRGC와 관련 단체들의 공격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요르단에서 미군 3명 사망 이후 이란과 어떤 소통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이란이 미국을 향해 정면 대응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미국과의 전쟁을 선택하지 않고 긴장완화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친이란 무장세력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불가능한 만큼 국지적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폭격으로 어떤 반응이 나오든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 연계 세력의 추가 공격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스라엘 가자지구 휴전을 성사하는 게 이란 연계 세력의 공격을 차단하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가자지구 전투 중단과 인질 교환 등을 담은 휴전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일부 핵심 조항을 두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완전한 승리를 달성할 때까지 군대를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하마스는 종전을 전제하지 않는 일시휴전에는 서명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전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모여 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폭격했다. 이 폭격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최소 17명이 숨졌다고 AP가 보도했다.
NYT는 "가지자구에 일시적 휴전이 성사될 지도 아직 불투명하다"며 "그동안 중동 역사에 비춰 가자지구에 영구적인 휴전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동 내 분쟁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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