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대한민국이 꼭 아시안컵 우승하기를"...짐 싸는 日기자의 마지막 응원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알라이얀)] "한국이 꼭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FIFA랭킹 17위)은 3일 오후 2시 30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FIFA랭킹 21위)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란은 우즈베키스탄을 승부차기 끝 이긴 카타르와 4강에서 만난다.

조별리그 때부터 우승후보, 스타군단이라는 기대에 못 미쳤던 일본은 이란에 패하면서 8강에서 떨어지게 됐다. 매 경기 실점을 허용한 수비불안을 해결하지 못했고 쿠보 다케후사, 미나미노 타쿠미, 미토마 카오루 등 일본이 자랑하는 스타들도 아쉬웠다. 8강 탈락에 일본은 충격에 빠졌고 모리야스 감독을 비롯해 이타쿠라 코, 토미야스 타케히로 등 주요 선수들은 사과와 자책을 하는 중이다.

일본이 이란에 패하면서 결승 한일전은 무산됐다. 대회 시작 전에 조별리그가 편성될 때부터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을 전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각각 조 1위로 올라오고 토너먼트에서 모두 이긴다면 결승전에서 만날 수 있었다. 두 팀은 조 1위에 모두 실패했다. 나란히 조 2위에 올라 16강에 갔고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을 격파했다.

한국은 호주를 겨우 이기고 준결승에 올랐지만 일본은 아니었다. 결승 한일전은 결국 무산됐다. 한국 기자들과 함께 일본 기자들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각자 나라를 응원하면서도 내심 중동 팀을 다 제치고 동아시아 두 팀이 결승에 올라 트로피를 다투는 그림을 원했다. 정치적, 역사적으로는 절대 친해질 수 없는 두 국가지만 적어도 도하 미디어 센터에선 묘한 동질감과 친밀감이 있었다.

이제 일본은 짐을 싼다. 경기장을 다니며, 또 훈련장을 다니며 얼굴을 자주 본 일본 취재진과 작은 작별인사를 나눴다. 이타쿠라 믹스트존 인터뷰 당시, TV 아사히의 쿠보타 토노모리 기자가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이타쿠라는 도핑 검사 테스트로 인해 늦게 나왔고 잠시 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토노모리 기자는 "난 한국이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 무조건 우승을 해라"라고 웃으며 말했다. 필자는 "솔직히 우승을 하기 매우 어려울 거라고 보지만 이렇게 된 거 우승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후 이타쿠라가 나왔고 인터뷰가 진행됐다. 인터뷰를 끝으로 일본 기자들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떠났고 곧 카타르를 떠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