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오늘 KBS와 대담 사전 녹화…7일 방송, 의혹 돌파할까

안채원 기자 2024. 2. 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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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 성남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 주제로 열린 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30.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한국방송공사(KBS)와 대담 사전 녹화를 진행했다. 설 연휴를 앞둔 오는 7일 저녁 방영될 이번 대담이 총선을 앞두고 현 정권에 대한 지지율을 올릴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건희 여사 의혹 입장 밝힐 듯…이외 '국정운영 방향' 집중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박장범 KBS 뉴스9 앵커와 대담을 가졌다.

대담 내용의 큰 줄기는 향후 국정운영 방향 설명이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에게 국정운영 방향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대통령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고 본다. 윤 대통령이 올해 부처 업무보고 형식을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가진 신념 상 신년을 맞이해 진행하는 이번 대담에서도 올해 경제, 복지, 안보 등 민생과 맞닿아 있는 사안들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등 국민이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예민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직접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국민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 답하지 않을 생각이라면 소통 방식을 두고 이렇게 오래 고민을 했겠나"라며 "여러 사안에 대한 입장을 두루 밝히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토론회와 같은 날 대담 방영…왜?

대통령실은 대담 공개 시기를 두고 끝까지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설 연휴 중 방영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논의 결과 설 연휴 전에 방영하는 것으로 기울었다고 한다. 이를 두고 여권 안팎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일정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7일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다. 분야를 초월한 기자들의 여러 질문에 한 위원장이 직접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생중계이기 때문에 어떤 발언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 의혹 관련 발언 등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한차례 갈등을 빚은 뒤부터는 김 여사 관련 사안에 대해 '로우키'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로부터 김 여사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1월24일) 거나 "그 부분에 대해 제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렸다"(1월29일) 고만 답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 위원장이 먼저 토론회 도중 대통령실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을 내놓을 경우 다시 갈등설에 휩싸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반면 한 위원장 토론회 직전 대담을 방영할 경우 대통령실이 미리 답안을 제공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날짜로 대담을 방영해 한 위원장에게 일정 공간을 열어주면서도 윤 대통령이 곧바로 내용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이 토론회에서 김 여사 관련 질문을 받을 경우 윤 대통령에게 공을 넘기는 식의 답변을 할 수도 있다.

일방향 소통 방식 비판도…관건은 '솔직함'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용산어린이정원 개방 계기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통령실은 당초 신년 소통 방안으로 기자회견, 기자들과의 김치찌개 간담회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김 여사 의혹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한 위원장과의 갈등설이 제기되는 등 대통령실 입장에서 악재가 겹치자 특정 언론사와의 대담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를 두고 야당은 일방향 소통이라는 취지로 강하게 비판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신년 기자회견을 거부했다"며 "'녹화 대담' 뒤에 숨어도 김건희 게이트를 비껴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사전에 각본을 짜고 사후 편집이 가능한 녹화 대담은 '재갈 물린 방송'을 앞세워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눈을 가리고 입을 막는 윤석열 대통령의 소통 방식은 결코 민주주의가 아니며 '용산 전체주의'라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여당과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이 가족 관련 의혹을 회피하지 않고 직접 돌파하기로 결심한 만큼 성급하게 비판을 내놓기 보다는 내용을 지켜봐야 한다는 반박이 나온다.

결국 정무적으로 예민하게 얽힌 사안들에 대해 윤 대통령이 대담에서 얼마나 솔직한 입장을 밝히느냐가 향후 민심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당 관계자는 "위기의 순간마다 자신만의 화통하고 솔직한 화법으로 돌파해 나갔던 게 대통령 아닌가"라며 "이번에도 그런 모습을 국민들이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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