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강점을 잡아먹은 허점, 일본 축구가 아시안컵에서 실패한 이유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허점이 많았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 3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20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두 골을 헌납, 1-2의 쓰디쓴 역전패를 당했다.
아시안컵 최다 우승 기록(4회)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다. 일본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 가운데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는 독일전 4-1 대승을 포함해 최근 A매치 10연승을 질주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적수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런데 정작 아시안컵이 시작되자 일본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베트남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4골을 넣긴 했지만, 2골을 내주는 등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더니 이라크와 2차전에서는 1-2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후 인도네시아를 3-1로 완파하고 조 2위로 16강에 올라 바레인마저 3-1로 누르고 8강에 진출하며 안정세를 타는 듯했으나 아시아 정상급 전력인 이란을 만나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친 끝에 패하며 일찍 짐을 싸게 됐다.
사실 대회를 앞두고 일본에도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강점이 워낙 뚜렷했기에 우려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대회가 시작되자 그 허점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혼혈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신트트라위던)의 불안한 경기력은 대회 내내 일본의 경기력을 불안하게 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던 스즈키는 아시안컵 무대에 서자 실수를 연발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8강까지 매경기 실점을 내줬는데, 대부분이 스즈키의 실책성 플레이로 나왔다.
모리야스 감독이 고집해서 뽑은 미토마 카오루(브라이턴)는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미토마는 지난해 12월 경기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해 당초 아시안컵 참가가 힘들어보였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그가 대회 중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선발했다. 가마다 다이치(라치오), 지난 시즌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득점왕 후루하시 교고(셀틱) 등 든든한 대체 카드가 있었지만, 모리야스 감독은 이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조별리그를 건너뛴 미토마는 16강과 8강에서 모두 교체출전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가 부진했음을 감안하면, 미토마가 아닌 다른 선수를 뽑았어야 했다.
여기에 대회 도중 주축 공격수 이토 준야(스타드 드 랭스)가 성범죄 혐의로 고소당해 파문이 일었다. 일본축구협회(JFA)는 지난 1일 이토를 대표팀에서 소집해제한다고 했다가 대표팀 내에서 이토의 잔류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소집 해제를 보류했는데, 결국 이란전을 하루 앞두고 대표팀 제외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행정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에 모리야스 감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를 볼 수 없게 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하는 등 이토의 편을 드는 발언을 해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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