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호실적` 삼성·LG, 전기차 부진 복병

전혜인 2024. 2. 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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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전장이 효자노릇 '톡톡'
올해 전기차 둔화에 영향 우려
반도체 등 주력사업 개선 전망
삼성디스플레이가 CES 2024에서 공개한 차량용 OLED 데모.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LG전자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처음 공개한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알파블'. LG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에도 주력사업의 부진을 신성장동력인 전장 사업의 호실적으로 어느 정도 만회했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복병을 만난 만큼, 올해는 전장 역시도 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지난해 매출 14조3900억원, 영업이익 1조1700억원을 기록했다. 하만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6조5670억원)의 20% 가까이를 책임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하만은 지난해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 제품의 판매 증가와 함께 전장 고객사 수주의 꾸준한 확대, 고급 차량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용 고사양 오디오 매출 호조 등이 연간 성장을 이끈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액 10조1476억원을 기록했다.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던 지난 2022년(1696억원)보다 영업이익(1334억원)은 소폭 줄었으나, 본부 출범 10년만에 매출 10조원대를 달성하며 전장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최근 주력 사업의 부진으로 고전하고 두 회사에 신성장동력인 자동차 전장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부문이 지난해 매 분기 조 단위 적자를 내며 연간 기준으로는 14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생활가전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도 영업손실 5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적자 전환했다. VD사업부는 연말 성수기에 고부가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으나, 글로벌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지며 수요가 개선되지 못했다.

생활가전 역시 수요 역성장 속 브랜드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실적이 둔화됐다. 이렇게 반도체와 가전·TV 등 주요 사업의 부진과 함께 삼성전자 내에서 하만의 영업이익 비중은 17.8%까지 상승했다.

LG전자 최대 사업인 H&A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15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가전 구독 등 신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분기 매출은 증가했으나, 브랜드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또 연말 성과급 등 일회성 비용도 반영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TV 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722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지난 2022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1분기 흑자 전환했으며, 다시 4분기만에 적자로 전환하게 됐다.

올해는 국제 정세 불안과 글로벌 경기 부진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 부진했던 주력 사업은 시장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년간 시장 수요가 부진했던 만큼 기저효과와 파리 올림픽 등 대형 이벤트의 영향으로 올해 수요가 완만한 회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도 지난해 4분기부터 반등이 시작돼 상반기까지 완만한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지난해 효자 노릇을 했던 전장 사업은 올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가 점차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전장 시장으로도 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LG전자는 최근 있었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VS사업부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기존 목표였던 100조원을 채우지 못한 90조원 중반대였다며, "일부 고객사들의 소싱 결정 지연과 환율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양사는 그러나 전기차와 전장 시장의 중장기적 확대 기조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고 고객사 확대와 생산 안정화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디지털 콕핏 등 주력 제품에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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