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수가제 비중 2배↑…의료이용 적으면 12만원 돌려준다

강승지 기자 2024. 2. 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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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지불제' 대거 도입…유튜버 건보료 새 부과체계 검토
내년부터 병·의원 외래횟수 모바일 안내…적정 의료이용 유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열린 여덟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진료량보다는 의료의 질과 성과를 차등 보상하는 대안적 지불제도가 대폭 확대된다. 정부는 대안적 지불제도가 건강보험 총 요양 급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5.5%)보다 2배(11%)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연간 의료이용이 현저히 적은 20~34세 청년 등에게 전년도 건강보험료의 10%(연간 12만원 한도)를 바우처로 지원하는 혜택과 연간 누적 병의원 외래이용 횟수 등을 분기마다 모바일로 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보건복지부는 4일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을 발표했다. 건강보험 운영을 위해 5년마다 마련되는데 핵심 내용은 △지불제도 개혁 △의료서비스 지원체계 개선 △의료 남용 차단과 보험재정 관리 △필수의약품 안정적 공급과 의료 혁신 지원으로 압축된다.

◇행위별 수가제 손질…저평가된 필수의료 발굴해 수가 보상

건강보험은 의료서비스 대가를 개별 의료행위별로 매겨 지급하는 행위별수가제를 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진료량이 일정하지 않거나 줄어드는 필수의료 분야는 충분한 보상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고 복지부는 이 행위별수가제의 체질 개선과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에 나선다.

행위별수가제는 병원, 의원 등의 협상으로 결정하는 환산지수에 업무량과 인력, 위험도 등을 고려해 매기는 상대가치점수를 곱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업무강도가 높고 자원 소모가 많으나 저평가된 항목의 상대가치점수를 집중적으로 인상하고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한다.

복지부는 대안적 지불제도가 건강보험 총 요양 급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지금(5.5%)보다 2배(11%)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의료수요를 분석하고 이를 완전히 수용하기 위해 의료기관끼리 협력하며, 소요된 비용을 지원하는 책임의료조직 시범사업 등이 이뤄진다.

건강보험 재정에는 지불제도 개혁 모형 개발, 시범사업을 위한 '혁신계정'을 두고 총 급여비의 2%인 2조원을 투입한다. 앞으로 필수의료에 복지부는 △보상 강화 △공공정책수가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 등으로 5년간 10조원 이상의 재정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9일 서울 강남구 헌릉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요양원을 방문해 간호‧돌봄 현장 점검 및 종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2023.4.2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살거나 쉬려고 요양병원 가는 일 없게 '회복기 의료기관' 도입

국립대병원 등을 중심으로 지역 의료기관 간 진료 의뢰·회송을 활성화하며 기관별 기능을 명확히 한다. 살거나 쉬려고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없도록 급성기 치료가 지난 환자가 일정 기간 재활·일상 회복이 필요하면 갈 수 있는 회복기 의료기관 체계를 검토한다.

요양병원 입원환자 분류 기준을 강화하고 의료·요양·거주 필요도 통합판정체계를 도입한다. 필요도가 낮은데 장기입원한 환자의 본인부담을 강화하고 요양병원을 평가할 때 장기입원 방지 노력을 했는지 따져보기로 했다.

건강보험 가입자 중 의료이용이 분기별 1회도 되지 않는 사람에 전년 납부한 건강보험료의 10%(연간 12만원 한도)를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사용할 바우처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의료이용이 적은 20~34세 청년 시범사업으로 우선 도입한다.

맞춤형 건강검진이나 다제 약물 관리 등 만성질환에 대한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정신·여성·아동 건강관리 서비스를 확대한다. 노년층 욕구에 부합하는 호스피스, 거주지 임종 등 생애 말기 의료 지원도 추진한다.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올해 소득 하위 30%의 본인부담상한액은 동결했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 범위는 확대하며, 저소득층이 보험료 체납으로 보험급여가 제한되는 일은 최소화한다. 또한 업무 외 질병으로 쉴 때 안심할 수 있도록 상병수당 제도화를 2027년 추진한다.

15일 서울시내 약국에 한 시민이 들어가고 있다. 2024.1.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나친 '의료쇼핑' 시 본인 부담 높인다…비급여 진료 정보 충분히 제공

국민 1인당 연간 병의원 외래이용횟수(15.7회·2021년 기준)가 OECD 평균의 3배(5.9회)에 달하는 만큼 분기별로 의료 이용량과 의료비 지출에 대한 모바일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고, 지나치게 많이 이용할 경우 본인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예를 들면 1년에 365회 넘게 병의원 외래진료를 받는다면 본인부담률을 90%까지 높이고 물리치료를 하루에 한 의료기관에서 한 번 받았다면 그 이후로는 본인부담률이 올라가는 식이다.

기존 건강보험 급여 항목의 재평가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의학적 효과나 경제성이 떨어지면 가격을 조정하거나 퇴출하는 기전을 확립한다. 반면 보건안보와 의학적 유용성 관점에서 꼭 필요한 항목에 대해서는 재평가를 통해 보상 강화 기전을 마련한다.

지역가입자의 재산보험료 축소, 피부양자 제도 개선 등 보험료 부담의 공정성·형평성을 위한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은 계속 추진한다. 유튜버 등 새로운 형태의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방식도 함께 검토한다.

비급여 진료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항목별 권장가격을 제시한다.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 등 비 중증 과잉 비급여 진료는 급여·비급여 혼합진료가 금지되도록 하고, 재평가를 통해 비급여 진료도 퇴출 기전을 마련한다. 금융위원회와의 협력으로 실손보험 개선 체계를 구축한다.

건강보험료율 법정 상한 '8%' 도달을 앞두고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적정부담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시작하는 한편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감안한 국고 지원 방식과 적정 지원 규모 역시 논의와 재검토를 거쳐 법 개정에 나선다.

◇생존을 위협하는 질환의 치료 신약 등재 150일로 단축

이밖에 꼭 필요한 의약품 등의 안정적 공급에 힘쓴 제약사에 약가 우대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또 생존을 위협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실시를 통해 건강보험 등재까지 걸리는 기간을 330일에서 150일로 단축한다.

현재 치료법이 없는 질환의 치료 기회를 열어주거나 기존 치료법보다 현저히 효과가 우수한 혁신적 의료기술은 등재 기간 단축, 경제성 평가 완화, 가격 우대 등을 통해 신속하게 도입될 수 있도록 한다.

연구개발(R&D) 투자, 필수의약품 공급, 일자리 창출 등 보건의료 혁신과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기여한 기업에 가격 우대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개인정보 보호를 전제로 공익적·과학적 연구와 자기 주도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보험 데이터 개방·활용도 확대한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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