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설 연휴 뒤 ELS 추가 검사…이복현 "암보험금 수령자에도 권유해"

임성원 2024. 2. 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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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설 연휴 이후에 홍콩 H지수연계증권(ELS)을 판매한 KB국민은행 등 주요 판매사에 대한 추가 현장 검사를 실시한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 달 ELS 주요 불완전 판매 유형 및 비중 등이 담긴 검사 결과와 함께 배상 기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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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결과 정리 후 주요 판매사 2차 현장 검사 예정
민원 3000건 폭증…이 원장, 불완전판매 첫 공식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복현 금감원장. 사진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설 연휴 이후에 홍콩 H지수연계증권(ELS)을 판매한 KB국민은행 등 주요 판매사에 대한 추가 현장 검사를 실시한다. 관련 민원이 3000건에 달하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점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이 원장은 판매사 중 암보험금을 수령해 치료비로 쓰려는 고령자에게 투자 권유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며, 금융회사들이 자율배상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일까지 예정됐던 주요 판매사에 대한 1차 검사에 이어, 2차 현장 검사를 계획하고 있다. 금감원은 1차 검사 결과를 설 연휴 전후로 정리한 뒤, 추가 검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국민은행 등 판매 규모가 큰 일부 회사로 추가 검사 대상이 한정될 수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8일부터 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은행 5곳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투자·키움·신한투자 등 증권사 7곳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과정에서 판매 규모 및 손실액이 크고, 민원·분쟁 건수도 급증하면서 추가 검사를 계획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에 접수된 분쟁조정 및 민원 신청 건수는 이달 2일 기준 약 3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들어 만기 도래 및 손실 확정이 본격화하면서 민원 신청 건수도 폭증하고 있다. 홍콩H지수는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같은 해 연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5200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원금 반토막' 수준의 손실률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수천억원의 손실이 확정된 데 이어 연내 손실액이 6조~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 달 ELS 주요 불완전 판매 유형 및 비중 등이 담긴 검사 결과와 함께 배상 기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고령층 등에 알기 쉽게 상품 설명이 됐는지, 투자자가 과거 고난도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지, 가입 채널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따라 유형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금감원은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등 사모펀드 사태 당시에도 손해액의 40~80%를 투자자에게 되돌려주도록 하는 배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적합성 원칙과 설명 의무 위반, 부당권유 등에 따른 기본 배상 비율을 정한 후 투자자의 자기 책임 사유를 투자자별로 가감 조정해 최종 배상 비율을 정하는 방식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ELS 배상 기준안 마련에 대해 DLF 때보다 더 난도가 높다고 평가한다.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채권의 만기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두는 펀드로, ELS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다. 또 과거에 많이 팔렸던 상품도 아니었던 터라 금융사의 불완전판매를 입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한편, 이 원장은 처음으로 홍콩 ELS 불완전판매를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한 이 원장은 홍콩 ELS 검사와 관련해 "아직 검사가 완결되진 않았지만 불완전판매 혹은 부적절한 판매가 사례가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며 "암 보험금을 수령해 가까운 시일 내 치료 목적으로 지출해야 하는데 그런 걸 원금손실이 예상되는 곳에 투자했다거나, 해당 돈이 3~5년 내 원금보장이 안 된다면 노후 보장이 안 되는 그런 케이스가 확인됐다"고 언급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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