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성공한 네이버웹툰…IPO 앞두고 몸집 키우기

이정현 기자 2024. 2. 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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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증시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하는 네이버웹툰이 사업 규모 확대를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만화 취급도 받지 못하던 네이버웹툰은 오리지널 IP(지식재산권) 중심 사업 전략으로 글로벌 만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4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18~31일 태국 방콕 MBK 센터에서 태국 라인웹툰 작품 '아임 더 모스트 뷰티풀 카운트'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는 네이버웹툰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처음 진행한 공식 팝업스토어다.

'아임 더 모스트 뷰티풀 카운트'는 네이버웹툰이 발굴한 태국 오리지널 작품이다. 총 88종의 굿즈를 선보인 팝업스토어에는 1만여명이 넘는 팬들이 방문했다. 작가 사인회가 열린 지난달 21일과 26일에는 2000여명의 팬이 몰렸다. 1인당 최고 결제액은 55만원에 달했고 일부 품목은 매진됐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 11월부터 태국어 서비스 '라인웹툰'을 시작했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초 한국 오리지널 웹툰 '내 ID는 강남미인!'을 원작으로 하는 태국 드라마 '뷰티 뉴비'를 태국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총 14부작으로 태국 대표 제작사 GMMTV가 제작에 참여했고 바이펀 핌차녹, 윈 메타윈 등 태국 인기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했다.

네이버웹툰은 프랑스 만화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AFP통신,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 등 외신은 지난달 열린 제51회 앙굴렘 만화 축제에서 젊은 작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네이버웹툰을 주목했다. 외신은 네이버웹툰의 BM(비즈니스모델),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 등을 주목했다.

태국 네이버웹툰 독자가 웹툰 주인공 코스프레 복장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네이버웹툰

10년 전만 해도 네이버웹툰은 프랑스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2013년 프랑스에서 열린 제40회 앙굴렘 만화 축제 한국 특별 전시관에서 처음 소개된 네이버웹툰을 보고 "종이 넘기는 맛도 없는 만화가 만화냐"는 관람객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 네이버웹툰의 위상은 10년 사이 크게 달라졌다. 2019년 12월부터 프랑스어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웹툰은 올해 1월 데이터에이아이 집계 기준 프랑스 웹툰·만화 앱(애플리케이션) MAU(월간활성이용자수)와 매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모전에는 500편 이상이 접수됐다. 2023년 네이버웹툰 프랑스 현지 신규 작품 중 80% 이상은 신인 등용문인 캔버스나 공모전 출신 작품이다.

네이버웹툰은 프랑스 시장 내 1위 자리를 지키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프랑스 출판사 '미셸 라퐁'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지난달에는 프랑스 출판사를 통해 총 15개의 네이버웹툰 IP 작품을 출간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은 네이버웹툰의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 2일 네이버 실적 발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분사 6년 만에 처음으로 EBITDA(연간 상각전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의 지난해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1조8000억원, 지난해 4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444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네이버웹툰 '입학용병'은 지난해 일본어 서비스인 라인망가에서 10억엔(약 90억원)을 벌어들였다. 라인망가 연재 단일 작품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자 한국 작품이 일본에서 만들어낸 최고 기록이다. '재혼황후', '약탈신부' 등도 월 거래액이 1억엔(약 9억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대형 인기작이 이어지면서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는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일본 디지털 만화 사업자 최초로 11개월 만에 거래액 1000억엔(약 9000억원)을 기록했다. 데이터에이아이 집계 지난해 12월 MAU는 일본 만화 앱 중 유일하게 6개월째 1000만명을 넘겼다.

한편 이번 흑자 전환과 글로벌 매출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네이버웹툰의 미국 증시 상장 준비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네이버웹툰은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지배구조 개편 등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적자에 빠진 북미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의 인력을 감축시키는 등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 웹툰이라는 새로운 콘텐츠의 씨앗을 뿌리고, 한국 웹툰뿐만 아니라 현지 웹툰 생태계 육성을 위해 10년간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창작자들이 본인의 이야기를 전 세계 독자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네이버웹툰 팬들이 팝업스토어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네이버웹툰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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