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오타니 왜 안되나요? 사령탑 냉철한 평가, 150km 즉시전력감 탄생하나

윤욱재 기자 2024. 2. 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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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미르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괌(미국), 윤욱재 기자] KBO 리그 버전의 오타니는 아직 시기상조인가.

지금 메이저리그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가 주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타니는 투수는 물론 타자로도 정상급 기량을 갖추면서 '이도류 신드롬'을 일으켰다. 지난 해에도 투수로 23경기에 나와 132이닝을 던져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타자로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304 44홈런 95타점 20도루를 남기면서 아메리칸리그 MVP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의 '특급 신인' 전미르(19)도 고교 시절부터 투타 겸업을 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선수다. 그래서 그에게 '전타니'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전미르는 지난 해 경북고 시절 고교야구 무대에서 투수로 14경기에 나와 67⅔이닝을 던져 5승 1패 평균자책점 1.32를, 타자로는 27경기에 출전해 타율 .346 3홈런 32타점으로 투타 모두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지난 해 9월에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전미르를 지명했고 당시 전미르는 "기회가 된다면 투타 겸업을 하고 싶다. 물론 구단이 필요한대로 따라서 할 것"이라며 구단의 방침에 따라 진로를 결정할 것임을 이야기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스프링캠프의 시간이 왔다. 전미르도 지금 롯데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단 전미르는 투수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한국판 오타니'의 탄생은 잠시 보류된 것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투수 전미르'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연습경기를 통해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을 봤는데 괜찮더라. 구속도 140km 중반대가 나오고 마운드에서 싸울 줄 안다. 투수로서는 쓰임새가 분명 있다"라는 김태형 감독은 "타자는 아직 한참 멀었다. 지금은 타자까지 뛰려면 체력이 안 된다. 당장 1군에서 칠 수 있는 수준이라면 타자도 시키겠지만 아직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비록 이도류의 꿈은 잠시 접었지만 그래도 전미르는 데뷔 첫 시즌부터 1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전미르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면서 "힘이 좋네"라고 말할 정도로 관심있게 바라보는 중이다.

▲ 전미르 ⓒ롯데 자이언츠
▲ 전미르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직접 지켜보는 앞에서 소화한 불펜 피칭. 제 아무리 특급 신인이라도 떨리지 않았을까. 전미르는 "긴장하고 떨면 내 자신에게 지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즐기려고 하고 있다"라면서 "프로에서 캠프는 처음인데 신기한 것도 많다. 설렘 반 걱정 반이었는데 지금은 설렘이 더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미르는 투타 겸업 대신 투수로 갈피를 잡은 것에 대해 "타자를 못 한다고 해서 아쉽지는 않다. 이렇게 기회를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아예 방망이를 잡지 않고 있다. 일단 투수로서 잘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KBO 리그에서 투타 겸업을 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1982년 해태(현 KIA)의 김성한이 투수로 26경기에 등판해 106⅓이닝을 던져 10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79를, 타자로 80경기에 나와 타율 .305 13홈런 69타점 10도루를 기록한 사례가 있지만 선수층이 워낙 얇았던 프로 원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전미르의 등에는 61번이라는 번호가 새겨져 있다. "남은 번호가 거의 없어서 97번을 고르려고 했는데 구단에서 코치님 등번호로 쓰일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61번으로 바꿨다"는 전미르는 61번의 의미에 대해서는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단 등번호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과연 전미르는 정규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 최상의 몸 상태를 완성할 수 있을까. 전미르에게 개막하기에 앞서 구속이 어느 정도 나오면 베스트 컨디션인지 물었다. 그러자 전미르는 "작년에 고등학교 3학년일 때도 윈터리그에서 150km를 찍었다.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140km 후반대에서 150km 정도 나오면 베스트 컨디션일 것 같다"라고 답했다.

명장도 주목하고 있는 '특급 신인' 전미르가 개막전부터 1군 무대에서 날아오를 수 있을까. 당장 KBO 리그 버전의 오타니는 탄생이 어려워졌지만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던지는 특급 신인의 모습은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 전미르 ⓒ롯데 자이언츠
▲ 전미르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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